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7-22 08: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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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간편송금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고 송금과 IT기술의 결합도 강화하고 있다.
송금이 간편송금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기존 고객의 이탈을 최대한 막고 IT회사들과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모바일 앱을 통한 간편송금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한 간편송금 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면서 시장을 선점한 IT회사들을 뒤쫓고 있다.
간편송금은 공인인증서나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를 쓰지 않고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은행계좌의 잔액 또는 미리 충전한 선불금을 다른 사람에게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등은 인공지능(AI)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챗봇’에 간편송금을 속속 연동하고 있다.
SC제일은행과 신한은행은 은행 앱을 켜지 않아도 스마트폰 키보드에 등록된 단축키로 바로 송금할 수 있는 ‘키보드 뱅킹’을 2018년 초에 연이어 내놓았다.
KEB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도 은행 앱의 실행 없이 문자 메시지를 통해 간편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은 기존 은행들의 간편송금 서비스에 비교적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은행들의 통합앱을 통한 간편송금 서비스의 사용금액과 건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신한은행은 서비스통합앱 ‘쏠’, KB국민은행은 간편금융앱 ‘리브’, NH농협은행은 디지털뱅킹앱 ‘올원뱅크’를 통해 기존 고객 대상의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상반기 기준 올원뱅크의 간편송금 서비스 사용 2400만 건을 넘어섰다. 국민은행도 3월 기준 리브를 통한 간편송금 이용액 5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모바일뱅킹을 사용하는 기존 고객을 간편송금 서비스 이용자로 확보하고 이들을 토대로 관련 시장을 선점한 IT기업들을 뒤쫓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간편송금시장은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네이버의 ‘네이버페이’,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등 IT기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은행들은 간편송금 서비스를 운영하는 IT회사들로부터 결제수수료를 받고 있는 만큼 당장은 간편송금을 서비스하는 IT회사들과 협업관계를 쌓는 데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
IT회사의 간편송금 서비스와 제휴한 은행(상호금융기관 포함) 수를 살펴보면 토스 23곳, 카카오페이 21곳에 이른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토스를 통한 비대면계좌 개설 서비스도 시작했다.
그러나 간편송금의 전체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기존의 은행 송금 서비스를 대체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도 IT회사와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의 하루 평균 간편송금액 767억 원 가운데 은행 등 금융회사 서비스의 비중은 5.4%(42억 원)에 머물러 IT회사 위주인 전자금융업자의 서비스에 한참 뒤처졌다.
금융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한 간편송금액이 2017년 1분기보다 693.3%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전자금융업자 쪽의 증가율도 324.3%에 이르러 양쪽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IT회사들이 간편송금에 먼저 들어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IT회사를 단기간에 따라잡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이는 만큼 은행들은 IT회사와 제휴를 맺는 ‘적과의 동침’을 당분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