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정부의 규제 강화에 영향을 받아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을 더욱 깐깐하게 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5일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내놓으면서 “국내 은행들은 3분기에 가계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해 강화된 대출태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 5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살펴보면 국내 은행들은 3분기에 가계 주택담보대출의 심사를 2분기보다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모습. <연합뉴스> |
'대출행태 서베이'는 한국은행에서 금융기관 199곳의 여신업무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은행들의 대출태도 동향과 전망을 조사해 수치화한 것이다. 수치가 음수(마이너스)로 나타나면 직전 분기보다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대답한 기관 수가 완화하겠다는 쪽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가계 주택담보대출 대상의 대출태도지수를 3분기 기준 –3으로 매겼다. 3분기에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응답자 수가 많다는 것이다.
차주별 대출태도지수를 살펴보면 대기업 0, 중소기업 13, 가계일반 7로 나타났다. 가계 주택담보대출까지 합치면 3분기 기준 종합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은 “국내 은행들은 새 총부채상환비율(신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정부 규제의 영향으로 가계 주택담보대출의 심사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총부채상환비율은 매년 갚아야 하는 대출 원리금을 연 소득으로 나눌 때 기존 대출의 이자에 원금을 더한 금액까지 반영해 산정하는 것을 말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카드론, 마이너스통장, 전세자금대출 등 모든 대출을 부채에 포함하는 방식이다.
중소기업대출은 정부에서 생산적 금융을 권장하고 있어 은행권 심사도 전반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은행들은 3분기 기준으로 가계 신용위험지수를 33으로 매겼는데 대기업(7)과 중소기업(30)보다 높았다. 3분기 기준 종합 신용위험지수는 30으로 2분기 27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가계의 신용위험이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 때문에 증가할 것”이라며 “새로 짓는 주택의 준공 물량도 많아지면서 일부 지방의 주택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도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소기업도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빚 부담의 증가와 일부 지방의 부동산경기 둔화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기업 협력회사들의 실적 부진도 추가 부담요인으로 꼽혔다.
가계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부동산 보유세의 개편 논의 등으로 주택매매 가격에 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2분기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일반대출 수요는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중소기업대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운전자금 수요의 증가에 더해 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도 높아져 여유자금을 확보하려는 사업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