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6-18 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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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이 7개월 만에 1100원을 넘어섰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과 무역분쟁도 격화되면서 원/달러환율이 한동안 오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 18일 원/달러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직전거래일보다 7.1원(0.7%) 오른 달러당 1104.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뉴시스>
18일 원/달러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직전거래일보다 7.1원(0.7%) 오른 달러당 1104.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4거래일 동안 29.6원 오르면서 2017년 11월15일 1112.3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다. 6월 초 1060~1070원대에서 갑자기 크게 상승한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뜻을 보이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국가에 투자한 자금을 미국 등 선진국시장으로 옮길 조짐을 보이면서 원/달러환율도 높아졌다.
연준 이사회 위원들은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격인 연방기금금리를 연 1.75~2.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들은 기존의 인상 건수를 포함해 2018년에 금리를 몇 번이나 올릴지 예상한 횟수도 세 차례에서 네 차례로 높였다. 그 직후의 4거래일 동안 원/달러환율이 크게 올랐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에 불을 붙이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원화를 비롯한 위험자산 대신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점도 원/달러환율의 상승에 한몫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 세율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즉각 미국산 농산물, 자동차, 오토바이 등 수입품목 695개에 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을 본격화하면 한국도 두 나라의 수출 의존도가 모두 높은 만큼 타격을 피하기 힘들다. 두 나라의 보호무역주의가 유럽과 일본 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중국의 수입품에 7월6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이 기간 안에 원/달러환율이 최대 달러당 1125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전면전-상호 후퇴-조정(협상)’으로 진행되면 불확실성도 빠르게 해소되겠지만 조정구간이 길어지면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확대돼 원/달러환율이 계속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원/달러환율이 단기간 오르더라도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도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조만간 매파로 돌아서면서 유로화 가치가 반등해 달러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화가 약세로 전환했지만 수출 증가의 원동력이 될 수 있고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경기와 물가 격차가 커지지 않는 점도 달러화 강세의 장기간 지속이 힘든 것을 보여준다”며 “원/달러환율의 추가 상승이 추세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