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구자홍·구자엽 회장, 구자은 전 LS니꼬동제련 부사장, 도석구 LS니꼬동제련 대표, 명노현 LS전선 대표, 전승재 LS니꼬동제련 부사장 등 6명과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옛 LS전선은 2005년 9~11월 총수일가와 그룹 지주사에 이익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LS글로벌의 설립방안과 계열사 거래구조를 기획·설계했다.
그룹 내 전선계열사들의 전기동 통합 구매사업을 수행한다는 명분으로 LS글로벌을 설립하고 계열사간 거래로 연간 20억~30억 원의 세전 수익을 실현하도록 했다.
LS전선, 기온전선, LS메탈, JS전선 등은 LS니꼬동제련으로부터 전기동을 구매할 때 LS글로벌을 거래 중간에 끼워넣었다.
LS니꼬동제련은 LS글로벌에 전기동을 판매할 때 대량구매 명목으로 단가를 대폭 인하해줬다. LS글로벌을 고액의 마진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2006년부터 현재까지 130억 원의 이익을 제공받았다.
또 LS전선이 수입한 전기동을 해외생산업체 또는 트레이더에게 구매할 때도 LS글로벌을 끼워넣었다. LS전선은 거래 상대방과 구매가격을 직접 협상·결정하고 LS글로벌에 계약권만 넘겨줬다.
LS전선은 LS글로벌의 구매가격에 고액의 마진을 더해 구매했다. 이를 통해 LS글로벌은 2006년부터 2016년까지 67억7천만 원의 이익을 올렸다.
이런 방안은 LS그룹 오너들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금요간담회에서 최종 승인됐다. 지주회사 LS(옛 LS전선 포함)는 LS글로벌 설립 초기부터 경영상황과 수익을 모니터링하고 금요간담회 등 총수일가에 보고했다.
계열사가 LS글로벌 지원에 소극적일 때 적극개입해 거래구조를 유지하기도 했다. 2012년 LS니꼬동제련이 LS글로벌에 제공하는 할인규모를 축소하려고 하자 LS가 개입해 이를 무력화 했다.
LS는 수시로 LS글로벌에 경영진단과 법무진단을 실시해 부당내부거래 위험을 점검하고 결과를 계열사와 공유했다. 그러나 법을 지킥기 위한 거래중단이나 거래구조의 실질적 변경보다 공정위 조사에 대비해 대응논리를 마련하고 내부문건을 구비하는 등 은폐와 조작에 집중했다.
공정위가 파악한 일감 몰아주기 지원규모는 197억 원으로 LS글로벌 한 해 순이익의 30.9%에 이른다.
또 총수일가는 일감몰아주기 과세 시행 직전인 2011년 11월 LS글로벌 주식 전량을 LS에 매각해 출자액의 19배에 이르는 93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일감 몰아주기는 LS글로벌이 LS의 100% 자회사가 된 이후에도 지속돼 총수일가에게 간접적으로 이익이 돌아갔다.
공정위는 LS글로벌의 일감 몰아주기로 국내 전기동 거래시장의 공정거래 질서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봤다. LS글로벌은 자신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사업기반을 강화한 후 사업영역을 IT 서비스시장까지 확장했다.
LS는 일감 몰아주기 심의에 앞서 LS글로벌의 전기동사업 중단과 150억 원 규모의 공익기금 출연 등의 시정방안을 담은 동의의결절차 개시 신청을 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LS가 제출한 시정방안이 동의의결 개시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기각을 결정했다. 이번 사건으로 직접적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시장 여건상 신속한 처리의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이 통행세 수취회사를 설립한 뒤 계열사를 동원해 총수일가에게 장기간 부당이익을 제공한 행위를 적발하고 엄중 제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대기업집단의 부당지원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