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서버용 D램 수요가 올해까지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내년부터 주요 IT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축소되며 침체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어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서버용 D램시장 성장률이 올해 정점을 찍은 뒤 내년부터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전반적 수요 둔화가 원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서버용 D램 수요는 연간 42%에 이르는 증가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PC와 모바일용 D램을 포함한 전체 수요 증가 전망치인 19.6%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IT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면서 서버용 D램의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해 PC와 모바일용 D램 생산라인을 발빠르게 서버용 중심으로 전환하며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송 연구원은 최근 수년 동안 가파르게 증가하던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내년부터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의 데이터 사용량 증가율이 예상치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데다 서버용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오르며 IT기업들의 투자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송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 상위 IT기업들의 데이터서버 투자 금액 증가율이 올해 44%를 보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내년에는 24% 수준으로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올해 서버용 D램 공급 증가율은 용량 기준으로 약 37%, SK하이닉스는 약 4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면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과 PC용 D램 수요 성장률은 올해 연간 10%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정되며 이미 완연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사업에서 유일한 활로로 꼽히던 서버시장마저 침체된다면 실적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송 연구원은 "IT기업들이 2분기부터 이미 기존에 예정됐던 서버 구매 시기를 늦추는 사례도 파악되고 있다"며 "서버용 D램시장 성장이 둔화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