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한국 철강회사들이 미국과 유럽 등의 무역전쟁으로 오히려 득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전 세계적으로 철강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와 유럽연합이 수입산 철강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철강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오히려 한국 철강회사들이 이익을 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 권오준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왼쪽), 우유철 현대제철 대표이사 부회장. |
미국 정부는 수입산 철강 제품 때문에 미국 철강기업들이 피해를 본다며 수입산 철강 제품에 관세를 물리고 수입 규모를 제한하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미국에 수출되지 못한 철강 제품이 싼 값에 유럽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세이프가드조치를 발동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멕시코는 미국산 등 철강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국 철강회사들이 미국과 유럽 등에 수출하는 철강 제품 감소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철강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한국 철강회사들이 큰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다고 박 연구원은 다르게 바라본 것이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2002년 미국 정부와 유럽연합, 중국 정부가 연쇄적으로 수입산 철강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세이프가드 조치를 시행했지만 철강 가격 상승으로 한국 철강회사들이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이런 흐름은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한 뒤 미국 열연 가격은 6월에 연초보다 38% 정도 올랐다. 현재 미국 열연 가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박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한 뒤 미국이 글로벌 철강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글로벌 철강 무역분쟁은 철강 가격 상승을 촉진해 오히려 한국 철강회사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