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복강경 수술기구 전문 제조업체인 세종메디칼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
의료기기업체 세종메디칼이 코스닥에 상장했다.
세종메디칼은 복강경(내시경) 수술기기의 국산화에 성공하며 국내시장을 제패했는데 해외 진출과 사업 다각화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 세종메디칼, 화려한 코스닥 데뷔
세종메디칼은 29일 코스닥에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급등했다.
공모가는 1만5천 원보다 54% 높은 2만31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장이 열리자 가격제한폭인 29.87%(6900원)까지 오른 3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세종메디칼은 국내 최초로 복강경 수술기구를 국산화하면서 성장해왔다.
복강경 수술은 수술 부위를 절개하는 대신 작은 구멍을 뚫고 특수 카메라가 장착된 내시경(복강경)을 집어넣는 수술이다.
세종메디칼은 복강경 수술기구가 환자의 체내외로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는 투관침(트로카)을 개발했다. 이후 강경용 장기적출주머니(Bag)와 봉합기(Loop), 단일공포트(환자 배꼽 부분에 여러 장비를 넣는 기구)를 개발해냈다.
국내 복강경 수술기구시장은 시장 자체가 크지 않고 존슨앤존슨, 머티리얼즈 등 글로벌대형회사가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었다.
세종메디칼은 보수적 의료장비시장에서 국산업체로서 이들과 경쟁에서 이겨냈다.
세종메디칼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투관침이 22.6%, 장기적출주머니가 89.9%, 단일공 포트가 78.5%에 이른다.
세종메디칼의 성장 비결은 ‘맞춤 제작’이다.
복강경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들마다 습관이 다르고 손잡이 모양, 투관의 길이, 기능 버튼의 위치 등 요구가 각각 다르다. 세종메디칼은 외주 없이 제품 설계, 금형, 사출, 성형, 조립, 멸균, 포장 등 모든 공정을 파주 공장에서 처리하면서 다양한 기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세종메디칼은 친인척들이 힘을 모아 키운 기업이다.
상장 이후 최대주주는 정현국 영업총괄 대표로 지분 31.46%를 보유하고 있다. 정 대표의 친척인 조성환 경영총괄 대표도 11.90%를 들고 있는 등 친인척으로 구성된 특수관계인들 지분이 67.74%에 이른다.
정현국, 조성환 두 대표는 친척이며 정 대표의 아버지는 완구업을 했다. 정 대표와 조 대표는 은찬완구라는 곳에서 같이 일했는데 은찬완구는 과학상자류 같은 정밀기기를 제조하는 곳이었다.
지인인 외과의사가 ‘수술 시 일회용 물품이 수입품이어서 매우 비싼데 이를 국산화해 보라’는 권유를 받아 의료기기사업에 진출했다.
1996년 세종기업이라는 이름으로 의료기기사업에 진출했고 2010년 법인화하면서 회사이름을 세종메디칼로 바꿨다.
◆ 세종메디칼, 성장성 우려 극복할까
세종메디칼은 안정적 매출구조를 지닌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비용이 싸고 회복이 빠르면서 흉터도 최소화되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복강경 수술기구도 소모품이어서 수요가 계속 존재하다.
다만 국내 복강경시장 규모가 한계가 있어 세종메디칼이 고성장을 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란 시선도 있다.
세종메디칼은 2013~2016년까지 매출이 110억~120억 원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45억 원, 영업이익 52억 원을 내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2.3%, 40.5% 늘어났지만 국내시장만으로 이런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
세종메디칼은 해외시장 확대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세종메디칼의 현재 해외매출 비중은 5% 이하다.
세종메디칼은 상장을 계기로 얻은 공모자금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세종메디칼은 지난해 9월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승인도 받았다.
조 대표는 “현재 미국의 다국적 의료기기업체와 함께 인도시장 전용 제품에 대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계약을 진행 중”이라며 “일본은 2015년부터 수출을 시작했고 올해 매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다각화에도 나선다.
세종메디칼은 복강경 수술기구로 쌓은 노하우를 살려 로봇 수술에도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조 대표는 "6월 로봇 수술기 제품을 선보여 본격적으로 매출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메디칼은 자회사 세종바이오메드를 중심으로 체외진단사업에도 진출한다.
조 대표는 “골다공증 차세대 진단법 개발, 협심증 진단기기 개발, 자궁경부암 진단키트 개발이 목표”라며 “골다공증을 진단하는 면역 혈액 진단키트는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