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은 최근 세계은행 산하 여성기업가기금의 지지 확보 활동을 펼 ‘여성기업가기금 리더십 그룹’ 16명 가운데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여성기업가기금은 지난해 10월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를 통해 공식 출범했는데 이 부회장은 정부의 추천을 받고 16명의 재계 및 정부 고위인사, 국제기구 대표 등으로 구성되는 리더십 그룹에 포함된 것이다.
이를 놓고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이미경 부회장의 경영 복귀 분위기에 힘이 실린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현 회장이 2013년 구속된 이후 이 부회장은 CJ그룹 비상경영체제를 이끈 그룹경영위원회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했지만 2014년 박근혜 정부의 압력을 받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CJ그룹이 제작 및 투자한 ‘SNL코리아의 텔레토비’,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변호인’ 등으로 당시 국정원은 청와대에 이미경 부회장을 ‘친노무현 그룹의 대모’라고 보고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현재 CJ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지만 가족행사나 해외에서 모습을 간간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CJ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는 사회공헌추진단장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경영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CJ그룹의 영화사업이 예전 같지 않으면서 영화사업에 뛰어난 감각을 지닌 이미경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CJE&M은 지난해 리얼, 군함도 등 기대작들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영화부문에서 영업손실 90억 원을 냈다. 올해 1분기에도 7년의 밤, 골든슬럼버, 궁합 등이 모두 부진했다.
이 부회장은 CJ그룹이 문화예술사업에 진출해 성공하는 데 큰 영향력을 끼쳤다.
1995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창립한 영화사 드림웍스와 협상을 주도했고 이재현 회장과 3천억 원을 투자해 지분 및 아시아 배급권을 따냈다.
CJ그룹은 이를 기반으로 영화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고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극장인 CJCGV도 만들었다. 이 부회장은 CJE&M에서도 직접 영화사업을 세세하게 챙기며 투자 결정을 주도했다.
다만 이 부회장 건강이 쉽게 회복되지 않아 경영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부회장은 ‘샤르코-마리-투스’라는 유전성 신경질환을 앓고 있다.
올해 1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향후에도 1년 이상 미국에 머물러 치료를 받아야 해서 한국에 귀국해 증언이 불가능하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경 부회장의 건강이 회복되고 관련 재판도 마무리되면 경영 복귀가 본격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