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행장으로서는 이 가운데 2005년 우리금융투자를 흡수합병한 NH투자증권이 NH농협금융의 1분기 전체 순이익에서 32.8%를 창출한 점을 유심히 볼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투자는 우리은행이 지주사체제였던 시절 우리금융지주 아래에 두고 있었던 증권 자회사였다.
우리은행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면서 증권사를 두는 방법으로 어느 정도 사업 규모를 키워 놓은 증권사 매물을 인수하는 것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이 인수 대상후보로 꼽힌다.
삼성증권은 삼성그룹이 화학그룹계열사를 한화와 롯데그룹에 매각할 때였던 2015년에 같이 팔려고 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적이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삼성생명이 들고 있는 삼성증권 지분을 처분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삼성증권이 ‘유령 주식’ 사고로 삼성그룹 내 입지가 흔들렸다는 점도 삼성증권 매각설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증권사 인수는 매물이 나와야 가능한 만큼 실제로 인수를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은 모두 공식적으로 매각설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증권사를 얻는 또 다른 방법은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바꾸는 것이다.
우리종합금융이 들고 있는 종합금융사 라이선스를 몇 가지 요건만 더 갖춰 증권사 라이선스로 바꿀 수 있는 만큼 외부 증권사 인수보다는 수월한 방법으로 보일 수 있다.
우리은행은 2017년에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려고 시도했고 금융위원회 인가만 받을 수 있다면 어려운 인수보다는 이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기대감 때문에 우리종합금융 주가는 21일과 23일에 2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종합금융은 2007년 금융투자사업 유지를 위한 겸업신고를 누락한 것이 2017년 8월에 발각돼 당시 추진했던 증권사 전환이 중단됐고 금감원은 2017년 9월부터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최종 결과는 7월 이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의 관계자는 “검사를 진행하고 있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우리종합금융의 전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며 “악의성이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제재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면 기존 자회사를 활용하는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겠지만 증권업과 관련해 새로 전문가를 선임하고 인프라도 구축해야 한다”며 “우리종합금융을 키우는 것보다 규모 있는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이 노하우나 시간·비용 측면에서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