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반납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자리를 놓고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국내 면세업계 강자가 모두 참가했다. 두산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3일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구역 2곳을 놓고 입찰을 진행한 결과 롯데면세점(호텔롯데), 신라면세점(호텔신라),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 두산면세점(두산)이 참가했다. 4개 사업자 모두 면세점구역 2곳에 중복으로 입찰했다.
▲ 이부진(왼쪽)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
이번 입찰 대상인 면세점구역에서 나오는 매출만 1조 원에 이르는 만큼 결과에 따라 국내 면세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다.
사실상 이번 경쟁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면세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점업계 1위 사업자다.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해 2월 같은 자리에서 철수를 결정했으나 인천공항면세점의 상징성이 워낙 크고 매출 규모도 커 포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천공항면세점은 포기할 수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기존 사업권을 반납한 전력이 있는 면세점사업자의 신뢰성 평가항목을 감점하기로 했지만 롯데면세점이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다른 평가항목에서 충분히 감점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 명 모두
장선욱 대표와 달리 오너경영인이라는 점에서 과감한 베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부진 사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차례 벌어진 면세점 사업권 경쟁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공격적으로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면세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롯데면세점이 주춤한 사이를 노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움직임”이라며 “롯데면세점으로선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외형 역시 포기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이번에 면세구역 두 곳을 모두 차지하면 1위 롯데면세점을 바짝 따라잡게 된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이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을 합쳐 매출 6조 원가량을 거뒀다. 이 가운데 1억 원이 신라면세점으로 가면 산술적으로만 따져볼 때 업계 1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국내에서 3조449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신세계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과 비교하면 규모도 작은 편이고 후발주자이지만 최근 들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 총괄사장도 면세점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입찰에 참가한 4곳은 2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가격 등을 적은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득점이 높은 순서대로 2개 사업자를 선정해 관세청에 보내고 관세청이 입찰 결과를 특허심사에 반영해 낙찰 대상자를 선정한다.
최종 심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7월부터 영업이 시작되는 것을 고려하면 2~3주 안에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