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진침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리콜지연 관련 안내문. |
대진침대 논란이 가라앉기는커녕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진침대가 리콜을 실시하고 있지만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리콜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라돈 성분이 포함된 모자나이트를 수입한 회사가 대진침대 외에 다른 회사에도 모자나이트를 납품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진침대에 모자나이트를 납품한 회사가 2960㎏의 모자나이트를 수입해 66개 회사에 추가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자나이트는 산업용 원료로 사용되는 광물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대진침대 일부 매트리스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된 음이온 파우더의 원료가 바로 모자나이트인 것으로 밝혀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66개 회사 가운데 일부가 침대나 음이온 방출 제품 같은 생활용품에 모나자이트를 사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라돈은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이다.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에 관한 규정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가공 제품에 의한 일반인의 피폭 방사선량 기준은 연간 1밀리시버트(mSv)를 초과해선 안 된다.
그러나 대진침대 7종 매트리스 속커버나 스폰지에 모나자이트가 포함돼 연간 피폭선량이 1mSv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대진침대 파문이 갈수록 확산하면서 다른 침대회사들도 불똥이 튈까 우려하고 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는 대진침대 사태가 처음 불거졌을 때 관계가 없다고 설명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안전하다는 점을 더욱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홈페이지에 ‘에이스침대는 안전합니다’라는 제목의 공지를 띄워 “최근 언론에 보도된 특정 유해물질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 측정시험 결과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측정시험 결과표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시몬스침대 역시 “자체 연구개발센터의 검사 결과 특정 유해물질과 관계가 없다”며 “더욱 정밀한 검사 결과를 위해 공신력 있는 외부 전문기관에 검사를 의뢰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제품 수거 명령을 내렸지만 리콜이 늦어지면서 소비자들의 항의도 빗발치고 있다.
대진침대는 논란이 불거진 뒤 리콜을 시작했지만 교환물량 부족 등을 이유로 교환이 지연되고 있다. 대진침대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상담전화는 대부분 연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온라인으로도 리콜 신청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 역시 회신이 늦다.
이 과정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닷새 만에 상반된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5일 대진침대가 판매한 침대 매트리스 7종 모델이 가공 제품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결함 제품으로 확인됐다며 수거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에 앞서 10일에는 대진침대 뉴웨스턴슬리퍼 모델에 대해 라돈과 토론(라돈의 동위원소)에 따른 연간 피폭선량을 평가한 결과 법에서 정한 기준치 이하라고 발표했다.
발표가 달라진 이유는 이번 조사에 스펀지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대진침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오후 5시 기준으로 60개가 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이 가운데 진상규명을 청원한 글에는 6천여 명에 이르는 시민이 동의했다.
주요 포털사이트에도 관련 카페가 속속 생기고 있다.
'대진침대 라돈사건 집단소송'이라는 이름의 네이버 카페에는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입했다. 이 가운데 1600명이 넘는 사람이 집단소송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