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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열린 CES 2014에서 아우디가 스마트카 관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뉴시스> |
운전자가 운전하지 않고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고 주차까지 하는 자율주행차는 스마트폰에 이어 가장 혁명적 발명품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HS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35년 자율주행 자동차는 1180만 대까지 늘어나고 2050년 대부분의 차가 자율주행차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경쟁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독일과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들은 30년 넘게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주력해 왔다.
이들 자동차회사들은 이른 시일 내 자율주행차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앞서나가는 독일차 업체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은 2018년에서 2020년까지 양산형 자율주행 자동차를 출시,하려고 한다.
아우디가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우디는 교통체증 구간에서 저속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당장 내년부터 판매하려고 한다. 아우디는 지난해 미국 네바다주 자동차관리국의 첫번째 자율주행 차량 면허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아우디가 출시하는 자율주행차는 아직 ‘달리는 즐거움’이라는 철학을 놓지 않고 있다. 아우디의 자율주행차 개발담당 수석인 토마스 뮐러는 “운전에서 사람을 배제하는 것은 결국 운전의 즐거움을 빼앗는 일"이라고 말한다.
아우디의 자율주행차가 사람을 완전히 배제해 핸들 등 운전장치가 아예 없는 구글의 자율주행차와 다른 것은 이 때문이다. 아우디의 설명에 따르면 아우디의 자율주행시스템은 고속도로 주행이나 정체구간 같이 운전이 따분한 상황이나 운전자가 피로한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다.
즉 자율주행 자동차가 운전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운전자를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우디는 2013년 CES에서 도심을 시속 60㎞ 이하로 자동주행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리면 알아서 차가 주차되고 이후 주인이 호출하면 다시 운전자에게 오는 주차 시스템도 함께 선보였다. 당시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은 “이런 자율주행차가 향후 10년 안에 기술적으로 완전히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 역시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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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그룹 회장 |
벤츠는 이번 CES 2015에서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공개한다.
벤츠에 따르면 새 콘셉트카는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유선형의 외관을 띄고 있다. 또 실내는 운전자가 필요 없기 때문에 거실 분위기로 꾸며졌다. 바닥에 원목이 사용됐고 중앙에 테이블이 있다.
벤츠는 2013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S클래스 기반의 자율주행차 ‘S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를 선보였다. 벤츠는 독일 내 도심 100km 구간을 자율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벤츠는 2020년 내에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벤츠는 1990년대 이미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실리콘밸리에 진출해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소를 세워 관련 기술을 개발해 왔다.
BMW는 자국 부품업체인 콘티넨탈과 협력해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BMW는 2011년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의 고속도로 주행을 성공했다.
올해 초 드리프트까지 가능한 235i와 6시리즈 쿠페의 자율주행 시연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 가장 많은 특허 보유한 일본 자동차업체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스마트카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며 기술선점에 나서고 있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스마트카 특허를 가장 많이 등록한 완성차 업체는 혼다로 454건을 등록했다. 뒤를 이어 도요타가 414건, 닛산이 354건으로 일본의 완성차업체들이 1위부터 3위까지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다임러가 191건, GM이 138건, BMW가 73건 등의 순이었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53건의 스마트카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일본 닛산은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 판매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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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로스 곤 닛산 CEO |
지난해 6월 카를로스 곤 닛산 CEO는 “2018년 자율주행차를 소비자에게 선보일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자율주행차 ‘리프’를 시연하며 발표했던 2020년보다 2년이나 당겨진 일정이다.
곤 CEO는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걸림돌은 기술이 아니라 관련 법 제도의 정비”라며 기술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내보였다. 닛산은 최근 수년 동안 MIT, 스탠포드, 옥스퍼드, 동경대 등 세계 유명대학 연구팀과 협력해 기술개발을 진행했다.
도요타도 곧 고속도로에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상용차를 선보이려고 한다.
◆ 자율주행차, 넘어야할 과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적극적 움직임에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해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리잡기 위해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의 궁극적 목표는 바로 안전이다. 자율주행자동차가 물류와 운송에서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지만 결국 자율주행차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 시각이다.
그동안 자동차업계의 흐름이 사고가 나도 안전한 차를 만드는 것이었다면 이제 아예 사고를 내지 않는 차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기계의 고장이나 오작동에 대한 우려다. 자율주행차 역시 여느 전자기기나 기계처럼 불완전할 가능성을 안고 있는 탓이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로 꼽힌다.
현대차 미래연구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대차가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자율주행차를 타면 무엇을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28%의 응답자가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전방 도로를 응시하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 페리에 르노삼성 부사장 역시 이 점을 지적했다. 페리에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자율주행 시스템을 신뢰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며 ”새 시스템에 적응하는데 수십 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해킹문제도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가 외부인에 의해 조종될 수 있다면 자율주행차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윤리적 판단 문제도 남아있다. 만약의 경우 내가 다치느냐, 내가 아닌 상대방이 크게 다치느냐의 판단 문제도 자율주행 시스템에 맡겨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날 경우 책임소지도 불분명해진다. 자율주행 시스템 자체에 책임을 묻기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