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바닥을 모른 채 떨어지고 있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60달러가 무너졌다.

유가하락이 한국경제에 끼칠 영향과 업종별로 얻게 될 이해득실을 놓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 “국제유가 내년 2분기까지 하락”

1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55달러91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다.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배럴당 59달러56센트를 기록하며 60달러 선이 무너졌다.

  유가 60달러 붕괴, 3저시대 다시 도래하나  
▲ 코스피와 환율이 지난 11일 국제유가 급락 탓에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환율이 급락하고 주가가 떨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 탓에 16일 전 거래일보다 16.23포인트(0.85%) 내린 1904.13에 거래를 마쳤다. 1900선을 간신히 지킨 셈이다. 원 달러 환율도 1086.7원을 기록하며 직전 거래일 종가보다 12.4원 떨어졌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수석 연구원은 16일 “단기적으로 유가는 바닥을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계속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며 “내년 2분기 이후 수요가 늘어난 뒤 중장기적으로 유가는 결국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연구원은 “중동국가간 공급전쟁 탓에 수요전망이 떨어지면서 유가폭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불안정한 수급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한국, 유가 하락의 최대 수혜국인가

한국이 원유수입이 많아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가하락의 최대 수혜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G20(주요 20개국)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수입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한다. 한국의 GDP 대비 원유수입 비중은 지난해 기준 7.61%다. 이는 G20 가운데 인도(7.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한국이 유가하락으로 GDP의 2.4%에 이르는 원유수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보도했다.

업종별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운송, 의류 등이 유가하락의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항공운송업체들은 유류비가 지난해보다 10% 이상 감소하면서 비용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아시아나항공은 16일 주가가 6630원으로 지난 8일 5820원보다 24.4% 오르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국 등 아시아국가는 저유가, 저환율, 저금리를 바탕으로 경기부양의 가능성이 크다"며 “중동, 러시아, 중남미 일부국가는 유가하락에 따른 최대 피해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