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KT&G에 따르면 16일 오전 대전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백 사장의 연임을 놓고 표대결을 벌인다.
KT&G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현재 KT&G 지분 9.09%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KT&G에 우호적 입장을 보여왔다. 주요 안건을 놓고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적이 거의 없다.
그러나 올해 분위기는 다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KT&G 이사회에 공문을 보내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내용과 결과를 놓고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KT&G 이사회에 경영과 관련한 사안을 놓고 답변을 요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2월 백복인 사장을 다음 사장 후보로 선정했는데 기업은행이 이를 두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국민연금도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KT&G 지분 6.93%를 보유한 2대주주다.
국민연금은 특히 기업은행이 제기한 ‘셀프연임’ 논란과 ‘CEO 리스크’를 직접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의 최대주주가 기획재정부(지분율 51.8%)이고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라는 점에서 두 곳이 보조를 맞출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자문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이미 백복인 사장의 연임을 놓고 부정적 입장을 내놓았다.
국민연금과 기업은행의 지분율을 더하면 16.02%에 이른다.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하려면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식 수의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KT&G 주요주주는 국민연금과 기업은행, 퍼스트이글인베스트(5.04%), 블랙록펀드(5.03%) 등이다. 그 외 외국인 주주의 지분율이 53%에 이른다.
외국인 주주의 표심은 국제의결권자문기구(ISS)의 의견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KT&G와 기업은행 모두 국제의결권자문기구와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T&G 입장에서 백 사장의 연임을 둘러싸고 여러 잡음이 나오는 점은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내부자료인 1월 손익계산서(잠정치)가 한 언론에 보도된 뒤 KT&G가 관련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한 매체는 2월 말 KT&G의 1월 매출과 수출이 지난해 1월보다 급감했다며 백 사장이 연임에 유리한 여건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말 ‘밀어내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KT&G 관계자는 “밀어내기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으로 정정공시를 통해 모두 해명했다”며 “휴대전화 조사 역시 앞으로 공정공시 위반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 합법적 절차에 따라 감사에 들어갔고 사전 동의서도 모두 받은 뒤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