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운영하는 두타면세점이 지난해 4분기에 첫 분기 흑자를 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
HDC신라면세점, 신세계DF,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두산은 2015년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내 2016년부터 하나둘 영업을 시작했다.
▲ 박서원(왼쪽) 두산 전무가 2017년 5월16일 두타면세점 개점 1주년 기념식에서 두타면세점 조용만BG장, 송중기씨와 함게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HDC신라면세점, 신세계DF, 두산이 차례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올해 흑자 전환을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2일 두산에 따르면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246억 원, 영업이익 45억 원을 거뒀다. 분기 기준으로 첫 흑자 전환이다. 2016년 4분기에 매출 360억 원, 영업손실 150억 원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매출도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두타면세점의 하루 평균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4억 원대까지 늘었다. 시내면세점 점유율도 2016년 4분기 2%대에서 지난해 4분기 5%대까지 상승했다. 대형 여행사를 유치해 매출규모가 늘어나고 매장규모를 축소해 효율성을 높인 점이 흑자 전환의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두타면세점의 하루 평균 매출은 10억 원대 후반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매출이 지금처럼 유지되면 올해 연간 매출이 6천억~7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이 내부적으로 잡은 올해 시내면세점 점유율 목표는 7%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로 면세점사업을 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기존에 제주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2015년 시내면세점 사업권도 새로 따내 '갤러리아면세점63'을 열었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시내면세점의 시장 안착이 늦어지고 제주공항면세점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016년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냈고 지난해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지난해 적자폭을 크게 줄였고 올해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희망적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월 말까지만 제주공항면세점을 운영한다. 임대료 부담을 덜고 앞으로 시내면세점 정상화에만 주력할 수 있게 돼 올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면세점사업에서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적자폭이 컸던 제주공항면세점을 정리하고 중국 보따리상 매출이 늘면서 면세점사업에서 적자폭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면세점시장 전반에서 출혈경쟁이 진정되고 있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
지난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경영을 맡은 김은수 대표이사도 올해 시내면세점 정상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관계자는 "이른 시일 안에 흑자를 내기 위해 프로모션 등에 힘쓰고 있다"며 "시기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면세업계가 워낙 부침이 심하고 불확실성이 높아 섣불리 흑자 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말까지 서울에만 시내면세점이 10곳에서 13곳으로 늘어나면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탑시티면세점 신촌역사점이 올해 안에 문을 연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보다 경쟁력을 갖춘 다른 면세점사업자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당장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에서 일부 매장만 남기고 철수하면서 앞으로 시내면세점에 주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면세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면세점 철수로 손익구조를 한층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바탕으로 시내면세점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 롯데나 신라와 비교해 기반이 취약한 신규 시내면세점사업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