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5개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앞당겨 실시했다.
한화그룹이 연말에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인사를 발표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한화그룹의 경영이 정상화하면서 김승연 회장의 경영복귀도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규모 커진 한화케미칼 이끌 김창범 사장
한화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의 신임 대표이사로 김창범 한화첨단소재 사장을 12월 1일자로 내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기존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은 임기만료로 물러나 그룹 고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방 사장이 물러난 데 대해 한화케미칼의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업계는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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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범 신임 한화케미칼 사장 |
한화케미칼은 2011년 영업이익 3259억 원을 낸 뒤 계속 영업이익이 1천억 원대를 밑돌고 있다.
김창범 사장은 지난 6월 한화L&C(현 한화첨단소재) 건자재부문을 성공적으로 매각해 사업구조 재편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사장은 2010년부터 한화첨단소재 대표를 맡아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성장을 주도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화첨단소재 관계자는 “김 사장은 다양한 통로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소탈하고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부산 동아고와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현재 한화케미칼의 전신인 한국프라스틱에 입사했다.
김 사장은 그뒤 2002년 한화케미칼 PE사업부장, 2008년 한화케미칼 PVC사업부장 등을 맡아 영업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다.
김 사장은 2009년 한화케미칼 중국 닝보법인장을 지냈다. 이 덕분에 국내 화학업체들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시장에도 밝다.
김 사장은 앞으로 인수하게 될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묶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내 한화케미칼을 키워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한화케미칼은 세계적으로 화학업종이 불황을 겪고 있는 데다 중국업체들의 저가공세에 맞서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다.
김 사장은 삼성토탈 인수로 15년 만에 다시 뛰어든 정유사업에서도 국내업체들과 경쟁해 실적을 올라야 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사장은 이번에 인수한 삼성종합화학 및 삼성토탈과 적극적인 시너지 창출을 주도할 것”이라며 “석유화학분야 국내 1위 기업으로서 세계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새로운 도약기 맞아 성과위주 인사”
한화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김창범 사장를 포함해 5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한화첨단소재 대표이사에 이선석 한화첨단소재 자동차소재사업부장(전무)을 임명했다.
이 신임 대표이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한화첨단소재의 자동차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했다.
또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에 황용득 한화역사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그는 한화역사에서 최근 3년 동안 현장중심 경영을 통해 신규사업 개발에 성공한 점이 인정받았다.
한화역사 대표이사에 한권태 한화 재무실장(전무)이, 한화저축은행 대표이사에 김원화 한화건설 경영지원실장(전무)이 임명됐다.
한화그룹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검증된 역량과 경륜을 갖춘 인물들 위주로 전진배치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