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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 하나금융 압박의 불씨 되다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1-15 16: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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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가 회장 선임절차를 미뤄달라는 금융감독원의 압박을 받으면서 중단 사유로 제시된 아이카이스트의 특혜대출 의혹 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하나금융 노조의 요청에 따라 KEB하나은행에서 중소벤처기업 아이카이스트에 20억 원 이상을 빌려줬던 사안의 특혜대출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 하나금융 압박의 불씨 되다
▲ 이학영 진선미 제윤경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 노조, 참여연대 등의 관계자들이 1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하나금융지주 사례로 본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이카이스트는 스마트 터치스크린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이 회사의 전자칠판상품을 시연하면서 ‘창조경제 1호’ 벤처기업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김성진 대표이사가 2016년 9월 사기 혐의로 구속된 끝에 지난해 10월 폐업했다.

아이카이스트가 ‘박근혜 게이트’와 연관됐다는 의혹도 함께 나오고 있다. 아이카이스트의 싱가포르법인장 부사장을 지낸 정민회씨는 최순실씨의 전남편 정윤회씨의 동생이다. 정민회씨는 검찰의 소환조사에서 김성진 대표가 정윤회씨를 두 차례 만났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 7~11월 동안 아이카이스트에 네 차례에 걸쳐 전체 20억2천만 원을 빌려줬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2015년 9월 아이카이스트 본사를 함께 찾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아이카이스트에 부실이 발생하면서 KEB하나은행은 돌려받지 못한 대출금 8억5천만 원을 대손상각으로 처리했다. 신용보증기금이 9억9400만 원가량을 대신 변제한 점을 감안하면 대출금 대부분을 까먹은 셈이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KEB하나은행이 아이카이스트의 편법대출 정황을 알면서도 대출을 승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김 의원은 “아이카이스트는 특수관계인인 관계사에 보유한 법인가격을 1.7배가량 부풀려 매각하는 편법으로 부채비율을 2012년 647%에서 2014년 80.59%로 줄였다”며 “KEB하나은행은 이를 근거로 아이카이스트의 재무 안정성이 양호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온 함 행장이 “아이카이스트에 돈을 빌려줘야 한다는 압력이나 요구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하나금융 노조 등을 중심으로 관련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이 하나금융과 중국 랑시그룹의 합작과정에서 특혜나 위법 여부가 있었는지도 살펴볼 가능성도 있다. 김 회장은 신동일 랑시그룹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은 2016년 5월 랑시그룹과 손잡고 자산관리 합작법인 ‘북경랑자하나자산관리유한공사’를 세웠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영업을 시작한 뒤 6월에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KEB하나은행이 170억 원 규모로 참여하는 등 전체 420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 

하나금융은 2014년 중국 랑시그룹이 국내 유아용제품회사 아가방앤컴퍼니를 인수했을 때도 KEB하나은행 중국법인을 통해 투자자문 등을 제공했다.

그 뒤 아가방앤컴퍼니가 김 회장의 아들이 세운 쇼핑몰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다. KEB하나은행 출신 인사가 아가방앤컴퍼니 감사로 일했던 사실도 파악됐다. 

하나금융에서 박문규 전 사외이사가 주주로 있는 에이제이의 물티슈 제품을 필요 이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하나금융 노조 등에 따르면 에이제이는 김 회장의 아들이 운영하는 쇼핑몰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어왔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하나금융이 에이제이의 물티슈를 대거 사들이면서 김 회장의 아들도 상당한 이익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이사는 지난해 12월 하나금융 사외이사에서 사퇴하면서 ‘음해성 주장으로 내 기업과 가족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이 아가방앤컴퍼니와 에이제이 등 김 회장에 관련된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던 한 매체에 대규모 광고비를 제안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김 회장 등이 최순실씨의 자금관리를 도운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글로벌영업2본부장의 특혜승진 의혹과 관련해 은행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사안도 불씨로 남아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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