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생’은 이제 한국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도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원작 웹툰을 그린 윤태호 작가는 그의 작업이 “인간의 보편적 감성을 담으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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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미생' 작가 윤태호 |
윤태호 작가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창조경제박람회’ 좌담회에서 “미생 등장인물을 구상하면서 어떤 인간형을 그릴지 그리고 그 인간이 어떤 보편성을 가진 인간일지를 가정 먼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좌담회에 tvN 드라마 ‘미생’의 이재문 PD도 참석했다.
윤 작가가 말하는 보편성은 개별성에 기반을 둔 보편성이다. 그는 “나만의 개성을 통해서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누구나 아는 것을 뻔하게 보여주는 것은 동어반복일 뿐”이라고 말했다.
미생의 등장인물들은 제각기 다른 이력과 성격의 소유자들이지만 직장인의 애환을 느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직장인의 애환이라는 보편성이 웹툰 독자와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전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생은 비단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재문 PD는 “중국에서 반응이 격했다. 현지에 수출도 안 된 작품을 이례적으로 CCTV에서 15분 정도 소개했다”며 “미국에서도 반응이 있다”고 전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 판권 판매와 리메이크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이 PD는 말했다.
윤태호 작가는 “세계적 보편성을 가진 작품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태호 작가가 미생을 기획하고 연재를 종료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모두 4년7월이다. 윤 작가는 바둑을 배우고 기원 연구생을 대상으로 취재하고 무역상사에 직접 취직하는 등 정보수집 과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미생의 인기비결 중 하나인 ‘디테일’은 이렇게 해서 획득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을 들여 현실적 만화를 만드는 것은 윤 작가 특유의 작업방식이기도 하다. 윤 작가가 전작인 ‘이끼’를 연재해 끝낼 때까지 5년이 걸렸다.
이재문 PD는 웹툰을 드라마로 제작하기 위해 윤태호 작가가 했던 작업을 또 다시 반복했다.
이 PD는 “윤태호 작가가 간 길을 그대로 따라갔다. 바둑기사를 찾아다니고 무역상사 직원을 만나고 보조 작가 2명을 상사 인턴으로 취직시켜 취재를 시키기도 했다”며 “그렇게 하기 시작하니까 디테일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윤태호 작가와 이재문 PD는 웹툰의 드라마화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밝혔다. 다만 웹툰이 드라마나 영화 등 다른 콘텐츠로 제작되려면 웹툰 그 자체로 작품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태호 작가는 “내 작품이 다른 식으로 소비된다는 것을 경계하거나 터부시할 필요는 전혀 없다”면서도 “다만 단순히 어떤 결과를 바라고 접근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재문 PD도 “웹툰이 드라마화나 영화화를 의도하는 순간 티가 나면 그 작품은 다른 방식으로 소비하기 어렵다”며 “콘텐츠가 매력있고 충실하다면 자연스럽게 드라마로도 제작되고 영화로도 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호 작가는 내년 3월 연재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미생 시즌2’를 기획하고 있다. 이재문 PD는 “시즌2 또한 드라마로 만들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