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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 수장을 전격적으로 교체했다.
LG그룹 지주사인 LG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조준호 사장이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새 사령탑에 임명됐다. 현 수장인 박종석 사장은 2선으로 물러난다.
조 사장은 LG전자를 글로벌 모바일시장의 선도업체로 만들기 위해 마케팅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LG전자는 조준호 LG 사장을 신임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에 선임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조 사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가장 신임하는 임원으로 알려진다.
조 사장은 2008년 연말인사에서 구 회장,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과 함께 LG의 대표이사에 선임돼 지금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는 50세였던 2009년 LG그룹 최연소 사장에 선임되며 주목을 받았다.
조 사장은 LG그룹에서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불린다.
조 사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LG경영혁신추진본부 이사를 맡으며 LG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을 담당했다. 2008년 LG전자에서 LG로 자리를 옮긴 뒤 그룹의 주력사업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재계 관계자는 “조 사장은 구본무 회장의 최측근으로 입사 후 고속승진을 거듭해온 인물”이라며 “구 회장은 조 사장의 전략과 기획능력을 높이 사며 그에게 그룹 간판인 스마트폰사업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한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워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MC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 4조2470억 원에 영업이익 1674억 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1680만 대였다. LG전자가 2010년 스마트폰사업에 진출한 이후 거둔 사상 최대 분기실적이다.
LG전자는 3분기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3위를 차지했다. 북미시장 점유율도 역대 최고치인 16.3%를 기록했다.
하지만 샤오미와 화웨이, 레노버 등 중국업체들이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어 LG전자는 안심하기에 이르다. LG전자는 선두업체인 삼성전자나 애플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약해 후발주자들의 추격에 취약하다.
LG전자는 판매량 기준으로 샤오미와 레노버에 밀려 5위에 머무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 수익성을 확보했지만 규모는 여전히 3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G시리즈를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상황에서 남은 과제는 활발한 마케팅을 통해 외형 성장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사장은 글로벌시장에서 LG전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피처폰 시절인 2001년부터 2007년까지 LG전자 정보통신사업부문에서 전략담당과 북미사업부장을 맡으며 LG전자를 휴대폰시장에서 선두권으로 올려놓은 경험이 있다.
특히 LG전자가 2007년 북미 휴대전화시장에서 19.6%라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조 사장이 ‘초콜릿폰’을 앞세워 효과적인 영업과 마케팅 활동을 벌인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 사장은 스마트폰을 이을 LG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책임도 지고 있다.
LG전자는 ‘G워치’ 시리즈를 출시하며 웨어러블 기기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자체 운영체제인 ‘웹OS’를 탑재한 스마트TV 등을 통해 스마트홈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사업들이 결집되는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선도적 기업이 될 수 있을지에 따라 LG전자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시카고대 경영학 석사과정(MBA)을 수료한 뒤 1986년 LG전자 해외영업부문 사원으로 입사했다.
조 사장은 그뒤 LG그룹 회장실 경영혁신본부와 LG구조조정본부, LG전자 정보통신 단말사업본부 등을 거쳤다. 2008년 지주사인 LG로 자리를 옮겨 경영총괄담당과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