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국제선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해외 중소도시 취항을 늘리고 있다.

항공업계 경쟁심화로 인기지역 공항의 슬롯을 확보하기 어려워져 새로운 수요를 찾아 나섰다고 할 수 있다.
 
제주항공, 항공업계 경쟁 심화에 대응해 해외 중소도시 취항 늘려

▲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


슬롯은 공항에서 시간별로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 수를 뜻하는데 특정 시간대의 활주로 이용권한인 셈이다.
 
5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중소도시에 취항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을 세웠다.

당장 6일부터 인천~일본 가고시마 노선에도 취항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베트남의 나트랑과 호치민, 일본의 마쓰야마에 취항하는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의 중소도시를 취항을 늘리는 방식으로 노선전략을 수정했다.

제주항공이 해외 중소도시를 공략하고 나선 것은 인기여행지의 공항 슬롯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올해 항공기 8대를 들여와 항공기 보유대수를 39대까지 늘리기로 했는데 이에 발맞춰 기존노선에서 항공기 운항을 늘리는 데 한계에 부딪혀 중소도시로 눈을 돌렸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적 항공사들은 지난해부터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노선에서 공항 슬롯을 경쟁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은 지난해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에 대응해 중국 노선을 감편하거나 중국 노선에 소형기를 투입했으며 그 대신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 노선에서 증편이나 대형기를 투입하는 등 방식으로 공급을 늘렸다.

저비용항공사들도 중국 부정기편을 운항할 수 없게 된 만큼 일본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증편이나 신규 취항을 통해 공급을 늘려왔다.

일본의 경우 도쿄의 나리타공항, 삿포로의 삿포로공항, 오사카의 간사이공항, 후쿠오카의 후쿠오카공항의 슬롯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운수권 없이 취항할 수 있는 인기 지역 공항들은 수요가 많은 인기 시간대에 슬롯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며 “새벽 등 수요 확보가 힘든 시간대에나 항공기를 추가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여행객들이 비교적 덜 알려진 소도시로 관심을 넓히고 있는 추세도 제주항공이 해외 중소도시로 눈을 돌린 이유로 꼽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한국인 자유여행객들이 전통적 인기 여행지로 꼽히는 지역보다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를 여행지로 선호하고 있다”며 “해외여행객들의 여행방식이 바뀌고 있는 데 대응해 중소도시를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새 노선전략을 안착하기 위해서는 해외 중소도시 노선에서 항공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숨은 명소를 적극 발굴해 새 여행지를 원하는 고객 요구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인천공항을 거쳐 다른 나라로 가려는 환승객들을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