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와 샤오미가 내년부터 미국 대형 통신사와 손잡고 미국에 정식으로 진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미국 스마트폰시장은 LG전자가 유일하게 높은 점유율 성장세를 보이는 ‘최후의 보루’인데 강력한 경쟁자를 맞이하게 된다.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화웨이와 샤오미가 내년에 버라이즌과 AT&T등 주요 통신사를 통해 미국에서 스마트폰을 정식으로 판매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화웨이는 그동안 미국 진출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부터 미국 중소형 통신사를 통해 판매하거나 공기계로 내놓은 스마트폰이 의미있는 흥행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스마트폰 판매가 대형 통신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화웨이와 샤오미 제품은 브랜드 경쟁력에서 상대적으로 밀려 주요 이통사들에 선택받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본격적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볼 때 상황이 점차 바뀌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미국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대폭 축소하는 추세에서 가격이 비교적 낮은 중국 스마트폰이 갈수록 주목받고 있다”며 “화웨이와 샤오미가 시장에 진입할 좋은 기회”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홈페이지 분석자료에 따르면 3분기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9.8%로 1년 전보다 1%포인트, 샤오미는 7.1%로 3%포인트 높아졌다.
화웨이는 주로 유럽 등 선진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점유율 확대에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주요업체로 확실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샤오미는 구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최근 들어 전 세계에서 인지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구글은 제조사와 협업해 경쟁력을 갖춘 중저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출시를 확대하는 ‘안드로이드 원’ 프로젝트의 주요 협력사로 샤오미를 점찍고 ‘미A1’ 등 공동개발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샤오미가 미국 통신사에 출시하는 스마트폰도 구글과 협력한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구글이 보안과 운영체제 업데이트 등 소프트웨어 관련 문제를 직접 책임져 신뢰를 높였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ZTE와 레노버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3분기 미국에서 전체 시장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화웨이와 샤오미는 미국에 먼저 진출한 중국 스마트폰업체에 비해 제품경쟁력이 크게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시장진입에 성공한다면 충분히 성장기회를 노릴 수 있다.
이런 변화가 LG전자에게 강력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LG전자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3%대에 그쳐 샤오미와 화웨이에 모두 크게 뒤처지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점유율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샤오미와 구글이 협력해 개발한 스마트폰 '미A1'. |
LG전자의 3분기 미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18%로 1년 전보다 5%포인트 급증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장기간 고전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사실상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LG전자는 애플이나 삼성전자와 달리 주로 중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워 미국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화웨이와 샤오미가 진입할 경우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
카운터포인트는 “LG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이미 중국 ZTE와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규 중국업체가 가세할 경우 시장에서 입지확보가 더 불안해질 공산이 크다.
LG전자는 최근 아마존과 협력해 G6과 Q6 등 스마트폰의 가격을 낮춘 전용모델을 출시하는 등 판매전략에도 변화에 나서고 있다. 유통처를 다변화하며 경쟁에 선제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영향력이 막대한 주요 통신사들은 신규 스마트폰 경쟁업체들의 등장을 환영하고 있다”며 “화웨이와 샤오미가 도전에 나설 준비를 마친 셈”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