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평창동계올림픽에 러시아의 출전을 금지하기로 했다.
동계스포츠 강국 러시아의 불참은 평창올림픽 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IOC는 선수 개인자격으로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는데 파장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6일 “러시아 선수단의 중립국 자격 출전을 허용한 IOC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IOC와 관련기관, 선수단과 임원들이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IOC는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국가 주도의 도핑 사건을 일으킨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IOC가 국가 전체에 올림픽 출전 금지처분을 내린 것은 1964년부터 1988년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출전 자격을 박탈한 이후 처음이다. 남아공은 흑백분리정책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으며 올림픽 출전이 제한됐다. 약물 사용을 이유로 제제를 받은 경우는 러시아가 처음이다.
대신 IOC는 약물검사를 통과한 러시아 선수의 경우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이름으로 평창올림픽 출전을 허용한다. 러시아 국기나 국가는 사용할 수 없으며 오륜기와 올림픽찬가를 대신 사용한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그나마 선수들 개인으로라도 참여를 허용해 준 것은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책”이라며 ”가급적 많은 국가, 많은 선수가 와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올림픽에 출전할지 미지수다. 인기 종목인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는 IOC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 국기 없이 절대로 올림픽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IOC의 조처에 반발하면서도 유보적 태도를 나타냈다. 알렉산드르 쥬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러시아를 대표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조치는 모욕적”이라면서도 “IOC가 러시아 선수들이 모든 종목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긍정적이다”고 바라봤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12일 올림픽 회의를 열고 개인 자격으로 선수를 출전시키는 문제를 논의한다.
일각에서 IOC와 러시아 사이에 이미 이면합의가 이뤄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희범 위원장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IOC가 이런 결정을 내리려면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눴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OC는 징계안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러시아 선수들이 징계요구안을 충실히 시행한다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때 러시아 징계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IOC 관계자를 인용해 평창올림픽 폐막식에서 러시아 국기가 상징적으로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