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이 한 번 더 연임할 수 있을까?
김 사장은 4년 넘게 사장으로 일하면서 회사를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로 키워낸 공로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다만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도 내년 초 끝나면서 농협금융에 인적쇄신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점은 연임가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사장의 임기는 2018년 3월 끝나는데 두 번째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2013년 우리투자증권 사장으로 선임된 뒤 2014년 회사가 NH농협금융에 인수돼 NH투자증권으로 거듭나면서 지금까지 줄곧 사장을 지키고 있다.
통합 후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 온 점을 인정받아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지금까지의 성적표만 놓고 보면 김 사장은 연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인수금융과 기업공개(IPO) 주선, 자기자본투자 등 투자금융(IB)부문을 꾸준히 강화하며 회사의 수익을 늘렸다.
NH투자증권은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 2821억 원을 올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8% 늘었다.
NH투자증권은 1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는 성과도 거뒀다.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자기자본 200% 한도 안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하는 단기금융업 등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끝나가면서 NH농협금융에 인적쇄신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사장의 연임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있다.
NH농협금융 계열사의 인사권은 농협중앙회로부터 독립돼 있으며
김용환 회장이 총괄한다.
하지만 농협중앙회는 NH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NH농협금융과 그 계열사의 주요 경영사안을 관리감독할 권리도 지니고 있다.
김병원 중앙회장이 2018년 4월
김용환 회장의 임기가 끝날 때에 맞춰 인적쇄신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NH투자증권이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기는 했지만 핵심업무인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지 못한 점도 김 사장의 연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NH투자증권을 비롯한 증권사 5곳을 지정하면서 한국투자증권에만 단기금융업 인가를 내줬다. 애초 금융권에서는 NH투자증권이 대주주 적격성 논란과 금융당국의 제재 이력 등에서 가장 자유로운 만큼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만 놓고 봤을 때는 김 사장이 연임할 가능성은 높지만 우리투자증권 시절부터 4년 동안 자리를 지켜 온 만큼 일각에서 교체설도 나온다”며 “연임에 여러 가지 변수가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속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