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지주사 LG가 구본준 LG부회장 등 오너일가 보유지분 전량을 사들여 LG상사를 자회사로 편입한다. 

LG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 구본준 부회장 등 개인대주주들이 보유한 LG상사 지분 24.7%(957만1336주)를 모두 사들이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2967억 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없이 9일 종가(3만1천 원) 기준으로 산정됐다.
 
LG, 구본무 등 오너의 LG상사 보유지분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

구본무 LG 회장.


LG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 내에 자회사를 편입하기 위한 절차”라고 말했다.

LG상사의 지분구조를 보면 구본준 부회장이 3.01%, 구본무 LG 회장이 2.51%, 구광모 LG 경영전략팀 상무가 2.11%를 보유하는 등 특수관계인인 개인 대주주의 지분율이 24.7%에 이른다.

LG가 이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편입 요건(지분 20% 이상)을 충족하게 된다.

LG는 LG상사를 지주회사 체제로 편입하지 않아 일감몰아주기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LG상사의 자회사인 물류업체 판토스가 지난해 매출 가운데 70%가량을 LG 계열사 물량으로 올린 탓이다. LG상사는 자원개발 및 플랜트사업을 보유하며 최근 인프라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지분 인수로 지주회사체제를 다지며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정거래원회가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되지 않고 총수일가 지분이 많은 계열사를 놓고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 실태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구본무 회장 등 오너일가는 지주사 LG를 통해 LG상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를 놓고 지배력을 유지하면서도 약 3천억 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LG는 구본무 회장이 11.28%, 구본준 부회장이 7.72%, 구광모 상무가 6.2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LG는 앞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은 뒤 LG상사를 자회사로 편입절차를 마친다. 지주회사와 자회사간 수직적 지배구조체제를 이루게 되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