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수 KDB생명 사장이 자구안을 다시 작성해 산업은행에 조만간 제출한다.
KDB생명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던 흥국생명이 해외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 만큼 이를 활용한 자본확충 방안을 담을 것으로 관측되는데 인력감축은 고려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이번주 안으로 산업은행에 올릴 자구안 보고서를 다시 작성하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KDB생명의 유상증자 요청을 반려하며 자구안을 다시 마련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산업은행 뿐만 아니라 KDB생명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KDB생명 관계자는 “산업은행 측에서 궁금한 내용과 보완사항을 요청해 보고서를 계속 점검하고 다듬고 있다”며 “아직 보고서를 올리지 않아 구체적 언급은 할 수 없으나 KDB생명에서 최대한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KDB생명이 그동안 자체적으로 체질개선에 안간힘을 쓴 만큼 안 사장은 산업은행을 만족할 수 있는 자구책을 추가로 마련하는 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은 올해 초부터 몸집줄이기를 강행해 기존에 170개였던 지점을 90개로 통폐합하고 900명이었던 직원을 700명으로 줄였다. 최근엔 여자프로농구단인 ‘KDB생명 위너스’까지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안 사장은 이번 자구안에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스스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에 가장 필요한 것이 사실상 자본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에 유상증자를 해도 앞으로 계속 자본규제가 강화되면서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또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은 산업은행의 지원이 있은 뒤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최근 흥국생명이 해외에서 신종자본증권 5600억 원 규모의 발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점은 호재다.
흥국생명은 KDB생명과 함께 RBC비율 하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자본확충이 시급한 회사로 꼽혔는데 이번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KDB생명도 이를 시도해볼 만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추가적 인력감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이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을 일단락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에 따른 직원들의 피로도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최대주주로서 KDB생명의 매각을 위해서 KDB생명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이 누구보다 절실하지만 유상증자를 무조건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