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신차 제조 및 판매사업에 더해 중고차, 렌터카, 카셰어링사업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복합 자동차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경매사업을, 현대캐피탈은 기존 렌터카사업에 더해 카셰어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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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
현대글로비스는 10일 차량 소유주를 대상으로 하는 중고차 매입 브랜드 ‘오토벨’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부터 중고차 경매 브랜드 ‘오토옥션’을 운영하면서 축적한 가격정보와 전문 컨설턴트의 차량 성능점검 시스템을 기반으로 중고차 가격의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토벨 이용고객은 콜센터나 홈페이지를 통해 간단한 접수절차만 거치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전문 컨설턴트로부터 차량 판매가격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비용은 전액 무료다.
◆ 현대글로비스, 중고차 경매사업 확대 분주
매각을 의뢰한 차량은 중고차 경매에 출품돼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현대글로비스는 설명했다.
유종수 현대글로비스 중고차사업실 이사는 “오토벨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믿을 수 있는 중고차 전문 브랜드”라며 “중고차 판매 때 번거로운 절차 때문에 고민하거나 소중한 내 차를 제 값에 팔기를 원하는 수많은 차량 소유주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오토벨 출범으로 중고차 물량 확보력을 키워 중고차 경매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경매시장은 최근 정부의 규제완화에 따라 향후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중고차 경매시장에서 뛰어들었는데, 현재 경기도 분당과 시화, 경남 양상 등 모두 3곳에 경매장을 운영하면서 중고차 경매시장 점유율 60%를 확보한 선두회사로 성장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하면서 경매장 영업소의 시설 면적 기준을 50㎡(약 45평) 이상으로 규정한 조항을 내년부터 폐지했다.
현재 경매장을 통한 중고차 거래 비중은 3%에 불과하지만 정부의 규제완화에 따라 중고차시장은 앞으로 경매장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고차 거래 규모는 신차 거래 규모의 2배가 넘어 중고차시장을 놓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고차 거래규모는 2007년 181만 대로 신차(128만 대)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올해 연말쯤 344만 대로 신차(168만 대)의 두 배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차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렌터카 회사들도 속속 경매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중고차 판매시장 1위는 KT렌탈로 25.9%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어 AJ렌터카 (13.4%), 현대캐피탈 (9.6%), SK네트웍스 (6.5%) 순으로 시장점유율이 높다.
KT렌탈은 지난 3월 경기 안성에 경매장을 열었다. AJ렌터카는 지난 9월 중고차 경매 전문 브랜드 ‘AJ셀카옥션’을 출범시키고 경기 기흥의 서울경매장을 인수하면서 중고차 경매시장에 진출했다.
◆ 현대캐피탈, 렌터카에 이어 카셰어링까지 손뻗어
현대차그룹은 현대캐피탈을 통해 자동차 임대사업을 다각화하면서 복합 자동차사업 구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렌터카시장에서 9.9%의 점유율을 확보해 시장 3위를 차지했다. KT렌탈(24.7%)과 AJ렌트카(13.5%)가 현대캐피탈보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SK네트웍스(4.0%)와 레드캡투어(3.3%)가 현대캐피탈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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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 겸 현대카드 사장 |
현대캐피탈은 동종업계에서 가장 활발히 렌터카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현대캐피탈이 보유한 장기렌터카는 3만8316 대로 2위 삼성카드(1만726 대)를 크게 앞섰다.
현대캐피탈은 장기렌터카사업 비중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2011년 13% 수준이었던 장기렌터카 사업 비중이 지난해 18%까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렌터카시장 규모는 지난해 37만1856 대, 3조2천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4% 가량 커졌다. 앞으로 3년 동안 장기렌터카 수요 증가, 리스 및 할부금융에서 렌터카로 수요 이전, 법인고객 확대 등으로 연 평균 13%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캐피탈은 주요사업인 할부금융사업의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렌터카사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현대캐피탈은 차량 임대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최근 카셰어링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올해 안에 법인 리스차량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오토리스 카셰어링 시스템’을 선보인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현대캐피탈 법인고객은 홈페이지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리스차량을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이 보유한 법인차량은 두산, 포스코, KT&G 등을 포함해 모두 10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이 이 카셰어링 서비스를 실시하면 법인고객은 리스차량 회전율을 높여 비용을 절감하고 현대캐피탈은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다.
다만 현대캐피탈은 이 때문에 리스사업 실적이 다소 축소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토리스시장은 이미 성장세가 둔화하는 추세여서 새로운 수익처 창출 차원에서 카셰어링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