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웃돌면서 연간 3% 목표를 이루는 데도 파란불이 켜졌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보다 1.4%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6% 늘었다.
▲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1.4%로 집계돼 7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은 경상북도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
2분기와 비교한 3분기 국내총생산 증가율은 2010년 2분기 1.7% 이후 7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0.9%를 훌쩍 웃돌았다.
4분기 경제성장률이 –0.4%보다 높을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전망치인 3%를 넘어서게 된다.
최근 10년 동안 평균 4분기 경제성장률이 0.38%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최대 3.2%까지 오를 가능성도 나온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수출증가에 힘입어 뛰어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3분기 수출액은 2분기와 비교해 6.1% 늘었는데 이 증가율은 2011년 1분기 6.4% 이후 6년6개월 만에 가장 높다.
9월 수출액이 551억3천만 달러로 집계돼 1956년 관련 통계의 작성을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영향이 컸다. 7월과 8월도 9월만큼은 못하지만 수출호조를 보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3분기에 반도체를 비롯해 화학제품과 자동차 등이 특히 좋은 수출실적을 보였다”고 말했다.
수출과 밀접하게 연관된 제조업 규모도 3분기에 2분기와 비교해 2.7% 증가했다. 이 증가율은 2010년 2분기 5.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추가경정예산안이 집행된 효과도 3분기의 성장세에 기여했다.
3분기 정부소비는 2분기보다 2.3% 늘어났다. 이 증가율은 2012년 1분기 2.8% 이후 5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건설투자도 2분기보다 1.5% 늘어나 반등했다.
다만 3분기 민간소비는 2분기보다 0.7% 늘어나는 데 그쳐 2분기 성장률 1.0%를 다소 밑돌았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2.4% 늘어났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409조8360억 원(계절조정계열)으로 집계돼 2분기보다 1.6%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소득 성장률이 2분기에 0%였던 부진에서 벗어났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3분기 경제성장률의 호조를 근거로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바라봤다.
한국이 2010년대 들어 잠재적인 경제성장률 3%를 밑도는 것이 정설로 통용돼 왔는데 3분기의 호조로 시장의 인식이 달라질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경기회복세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물가도 목표수준에 이를 것으로 확인될 경우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심리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비교해 속도는 느리지만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지수가 9월 102.81로 집계돼 7월 이후 매달 오르고 있다.
다만 단기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에서 빚을 갚아야 하는 부담이 커지면서 저소득층 위주로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변수로 꼽힌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미국 등과 겪었던 통상마찰 문제에 아직 휩싸여 있는 것도 경제성장률에 악재료 작용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