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7-09-27 17: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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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이 비교적 적은 자본을 보완하기 위해 인수한 물량을 투자참여자들에게 되파는 ‘셀다운(재판매)’ 방식의 투자금융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금융 역량을 확대하려면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사장은 국내를 비롯해 해외 각지에서 발전소나 빌딩, 고속철도 운영권 등의 지분을 인수한 뒤 투자참여자들에게 되팔아 수수료를 올리는 투자금융 수임건수를 늘리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에 힘입어 최근 투자금융부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상반기에 투자금융부문에서 순이익 229억 원을 올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증가했다. 전체 부문 가운데 투자금융부문의 순이익 비중도 지난해 15.28%에서 31.5%로 늘어났다.
다만 투자금융업 자체가 거액의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이고 자본이 넉넉할수록 투자기회의 폭도 넓어지는 만큼 하나금융투자가 전문적인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지주 안에서 하나금융투자에 자본확충을 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임직원들과 식사 자리에서 투자금융(IB)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룹의 육성산업이라고 힘주어 말했는데 하나금융투자에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은행이 뒷받침해주면 투자금융부문의 시너지가 높아질 것이라는 김 회장의 판단 아래 KEB하나은행은 하나금융투자에 투자금융 인력들을 지원했고 최근 하나금융투자의 개선된 실적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란 말이 들린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로 많은 자금을 써 비은행계열사에 투자가 어려웠지만 최근 보통주자기자본비율을 회복하며 여력이 생기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는 하나금융지주가 보통주자기자본비율을 어느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 자본을 쌓은 뒤 비은행부문 강화에 나설 것으로 바라봤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우선주배당 등에 쓰이지 않는 보통주자본금을 전체 자산으로 나눈 비율을 뜻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사업투자나 인수합병 등에 쓸 수 있는 자본금이 많다는 뜻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상반기 말 기준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이 12.59%로 집계됐다. 올해 목표치인 12.5%를 넘어섰다.
하나금융지주와 경쟁사인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이미 증권계열사에 자본확충을 해주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신한은행으로부터 5천억 원 규모의 자본을 수혈 받아 3조 원대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올라섰다. KB증권은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해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가운데 자본규모 3위사가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은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계열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컨설팅사를 통해 찾고 있는데 하나금융투자의 자본확충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나금융의 은행 비중이 96.9%나 차지하는 만큼 신한금융(56%), KB금융(63%) 수준에 이르려면 단순한 영업강화 전략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자본확충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