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에게는 강자가 아닌 군자의 굳셈이 필요하다.”
3일 퇴임식을 마지막으로 6년 동안 맡아온 대법관 업무를 마무리한 차한성(59) 대법관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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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한성 대법관이 3일 퇴임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차 대법관은 이날 열린 퇴임식에서 "마땅히 굳세야 할 것에 대한 굳셈은 군자의 굳셈이고, 굳세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굳셈은 강자의 굳셈이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특히 “사회적 약자 등 대다수가 미처 신경쓰지 못한 부분에도 사법제도의 따뜻한 햇살이 비춰지도록 사람에 대한 배려와 사랑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차 대법관은 재임 시절 '긴급조치 제1호'는 헌법에 어긋나므로 무효라고 선언한 2010년 10월 16일 전원합의체 판결 등 여러 기본권을 보호하는 판결을 많이 남겼다.
그는 "재판을 잘 한다는 것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적정한 결론을 내림으로써 당사자의 승복을 잘 이끌어 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법관은 한 사람 한 사람 법원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불필요하게 논란의 중심에 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법관의 판결도 당연히 비판받을 수 있고 때론 따끔한 지적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결론에 대한 호불호만으로 판단의 근거가 된 사실과 이유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법관들을 지나치게 힘들게 하고 향후 올바른 판단에 장애를 줄 수 있다"며 법관에 대해 근거없는 비판을 하지 말아 줄 것을 호소했다.
차 대법관은 경북 고령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80년 판사로 임용됐다.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고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장, 청주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거쳐 2008년 3월 대법관이 됐다. 또 2011년 10월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돼 2년 4개월 동안 사법행정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