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기관투자자의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도록 하는 ‘스튜어드십코드’를 내년 1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은 사장은 30일 서울 명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튜어드십을 2018년 1월에 도입해 수탁자로서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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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성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30일 서울 명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투자공사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의 기관투자자가 투자한 상장기업의 의사결정에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도록 유도하는 지침을 뜻한다. 한국투자공사는 2016년 말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논의해 왔다.
은 사장은 “기관투자자가 고객과 수익자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주주의 권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세계적인 트렌드를 반영할 필요성을 느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따른 의결권 행사를 위해 의안분석에 필요한 내부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외부전문기관에 의결권에 관련된 사항을 문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투자공사는 외환보유액을 위탁해 운용하고 있는 등의 특수성을 감안해 공시에 관련된 일부 조항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은 사장은 환경(Environment)과 사회적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에서 우수한 기업에 투자하는 ‘ESG펀드’도 3억 달러 규모로 조성할 계획도 내놓았다.
그는 “한국투자공사가 국부펀드로서 수익률보다 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를 고려해 사회적 책임투자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며 “ESG펀드를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글로벌 회사를 선정해 실적을 검토한 뒤 (투자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12월에 대표발의한 한국투자공사법 일부개정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개정안에는 한국투자공사가 주식에 투자할 때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등을 살펴 지속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고 비윤리적 기업을 피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한국투자공사는 현재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주식 7억8천만 달러를 국내 자산운용사 3곳에 위탁해 운용하고 있는데 올해 하반기와 2018년 상반기에 위탁운용사를 추가선정하기로 했다.
국내에 설립한 법인 지분의 30% 이상을 보유한 글로벌 위탁운용사도 2곳 더 뽑기로 했다. 한국투자공사는 현재 미국 JP모간자산운용과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을 위탁운용사로 두고 있다.
은 사장은 “국내 운용업계의 글로벌 자산운용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국내 위탁운용사를 추가로 선정하기로 했다”며 “해외 자산운용사들도 국내 진출을 유도하기 위해 더 뽑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 사장은 최근 나돈 수출입은행장 내정설에 관련해 “들은 적 없다”며 “9월15일에 열리는 한국투자공사 싱가포르사무소 개소식에도 예정대로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