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이 삼성전자 B2B사업에 집중하는 이유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가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사업이 성장한계에 부딪히자 B2B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가 등장하면서 삼성전자는 기업간거래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 이재용 체제 삼성전자 B2B사업에 역량쏟아

삼성전자의 B2B사업은 그동안 B2C사업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스마트폰사업이 부진하면서 실적을 만회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B2B사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B2B역량 강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초 “IBM같은 서비스회사가 되자”며 B2B사업에 힘쓸 것을 강력히 주문한 적이 있다.

삼성전자는 B2B사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1년 말 B2B지원센터를 신설한 뒤 지난 해 글로벌 B2B센터로 개편했다. 삼성전자는 또 솔루션 파트너 프로그램을 운영해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에 솔루션파트너들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B2B용 태블릿PC인 갤럭시탭 액티브를 내놓았다. 또 7월에 업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기업용 복합기 신제품 4종을 출시하는 등 B2B 고객용 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다.

유럽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럽은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30% 이상이 밀집한 곳이다. 삼성전자는 유럽 17개 판매법인에 B2B전담 판매조직을 구축했고 올해 들어 전담인력을 지난해의 1.5배 이상 늘렸다.

또 B2B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8월 미국의 공조제품 전문 유통기업인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한 데 이어 9월에 캐나다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기업인 프린터온을 인수하는 등 B2B역량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이다.

조범구 삼성전자 글로벌 B2B센터 전무는 “삼성전자는 모바일 디바이스, PC, 프린터 등의 하드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고 보안이나 소프트웨어 분야도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삼성만의 폭넓은 솔루션으로 B2B시장에서 최고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국제가전 박람회(IFA) 2014’에서 유통, 교육, 의료, 금융, 호텔, 물류 등 6대 분야에 걸쳐 50여개의 솔루션을 시연했으며 갤럭시탭 액티브와 7월 출시한 스마트복합기 등도 소개했다.

B2B사업의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 대기업과 학교에 건강관리, 스마트교실 솔루션 납품 등 총 7건의 솔루션 거래를 성사시켰다. 또 B2B시장 공략의 핵심인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가 빠른 속도로 글로벌시장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 프랑스 고속열차에 전자탑승권 확인과 열차요금 전자결제 용도의 갤럭시노트2를 공급하는 등 유럽에서 사업성과도 거두고 있다.

하드웨어의 강자인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B2B사업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 B2B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이유

B2B시장은 삼성뿐 아니라 글로벌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애플도 최근 글로벌 IT업체 IBM과 손잡고 본격적으로 B2B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IBM은 B2C기업에서 B2B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사례로 꼽힌다.

  이재용이 삼성전자 B2B사업에 집중하는 이유  
▲ 팀 쿡 애플 CEO
애플은 지난해 10% 정도였던 B2B 매출비중을 2016년까지 15% 높이기로 했다. 애플 아이패드는 북미 교육용 태블릿PC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기업에서도 그 점유율을 높여가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글로벌기업들이 B2B시장에 힘을 쏟는 이유는 두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시장이 크며 성장가능성도 높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IT산업의 B2B시장 규모는 1조6천억 달러로 예상된다. B2C 시장의 1조5천억 달러보다 규모가 크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 PC중심의 업무형태가 스마트폰 등이 보급됨에 따라 모바일업무를 지원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이 요구되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학교 관공서들까지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다음으로 B2B사업은 한번 거래를 맺으면 꾸준한 수요로 이어진다. 스마트폰과 같은 B2C사업은 소비자의 취향변화, 유행 등에 따라 실적이 크게 요동친다.

하지만 B2B사업은 한번 기업용 업무시스템이 구축되면 쉽게 바꿀 수는 없는 데다 매년 유지 및 보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안정적 수익이 보장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