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삼성SDI가 전기차배터리 기술력에서 중국기업보다 한참 우위에 있어 결국은 중국에서 영향력을 회복할 것으로 분석됐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8일 “한국 전기차배터리기업의 기술력우위가 적어도 3~5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한국 전기차배터리기업은 중국보다 에너지밀도가 훨씬 높은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3세대 전기차배터리 개발에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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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
LG화학과 삼성SDI는 NCM(삼원계)622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LFP(리튬·철·인)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2배 정도 높다.
이 때문에 LG화학과 삼성SDI는 유럽 등 글로벌 완성차회사의 보급형전기차뿐 아니라 고급차에도 전기차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반면 CATL 등 중국기업의 고객사는 사실상 중국에 한정돼 있다.
박 연구원은 “BYD같은 중국기업들이 지난해부터 NCM배터리를 양산하기 위해 애썼지만 본격적인 양산에 이르지 못했으며 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 출시되기까지 적어도 여러 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전기차배터리기업은 앞으로 중국정부가 전기차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축소할 경우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중국정부가 올해 상반기 전기차 구매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축소하고 전기차보조금 리스트를 늦게 발표하자 BYD와 CATL의 전기차배터리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0% 넘게 급감했다. BYD의 전 세계 전기차배터리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크게 떨어졌다.
LG화학과 삼성SDI가 같은 기간 전가차배터리 출하를 크게 늘렸을 뿐 아니라 시장점유율도 2배 가까이 확대한 점과 대비된다.
LG화학과 삼성SDI는 2020년 이후에 글로벌 완성차회사에 고성능 전기차배터리 공급을 확대하면서 중국정부의 전기차배터리 보조금 타격을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앞으로 NCM811등 3세대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된다면 LG화학과 삼성SDI 등 한국기업들이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세대 전기차는 한 번만 충전해도 500~600km를 달릴 수 있는데 이런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LG화학과 삼성SDI 등 극소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정부는 2021년에 전기차 보조금을 크게 줄이기로 했는데 이 경우 BYD와 CATL의 전기차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은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서기가 어려워진다.
LG화학과 삼성SDI가 중국정부의 전기차보조금 리스크에 더 이상 발목 잡히지 않고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회사에 전기차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중국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회복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삼성SDI 관계자는 “중국정부가 전기차보조금을 폐지하면 완성차회사들이 한국산 전기차배터리를 사용하는 데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