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지나친 출점경쟁으로 기존 편의점의 성장세가 멈췄고 최저임금 인상 등 편의점업계를 둘러싼 영업환경도 악화되고 있다.
8일 BGF리테일 주가는 전날보다 0.67% 내린 8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8만5천 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BGF리테일이 전날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난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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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조(왼쪽) BGF리테일 회장과 허연수 GS리테일 사장. |
그동안 승승장구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던 편의점시장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편의점업계 양강 가운데 하나인 GS리테일이 크게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편의점 위기설에 더욱 불을 지폈다.
GS리테일은 2분기 영업이익이 531억 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 믿었던 편의점사업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 됐다. 편의점 GS25는 2분기 영업이익이 5.8% 감소했다. GS25의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건 열분기 만이다.
외형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모두 2분기에 기존점포의 매출성장률이 0%대를 보였다. 그동안 개별점포의 수익성은 악화해도 매출은 상승세를 이어갔는데 이마저도 제자리걸음을 걸은 것이다. 점포 수가 급증하면서 점당 방문객 수가 감소하고 있는 탓이다.
기존점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BGF리테일과 GS리테일 모두 신규점포의 출점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점 역시 신규출점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준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편의점산업의 매출성장률 추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하반기 편의점들의 점포 수 확장속도가 상반기보다 느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에만 BGF리테일이 942개, GS리테일이 1048개의 신규점포를 냈다.
너나할 것 없이 출점경쟁을 벌이다보니 최근 한 건물에 서로 다른 2개의 편의점이 생겼다가 폐점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구 대비 편의점 수는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을 훌쩍 뛰어 넘은 지 오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편의점 수는 인구 1491명 당 1개 수준으로 일본의 인구 2226명 당 1개보다 훨씬 많다. 2015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인구 1777명 당 1개 수준이었는데 편의점 수가 급격하게 늘면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여전히 편의점사업의 성장세가 높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담배 경고그림의 영향으로 기존점에서 담배 매출이 감소했고 신규점포가 급증하면서 기존점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둔화됐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편의점사업의 구조적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편의점의 면적이 훨씬 넓기 때문에 국내 편의점시장이 일본과 비교해 포화상태라는 말은 맞지 않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