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이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은 28일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17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각각 23위, 2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보다 두산중공업은 10계단, 두산건설은 5계단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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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은 평가액도 많이 줄었다. 두산중공업 평가액은 지난해보다 39.3% 줄어든 1조2981억 원, 두산건설 평가액은 14.2% 줄어든 1조4068억 원인데 두 회사의 평가액은 지난해보다 모두 7101억 원 감소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소건설 등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는데 원자력발전소 등 일부 발전소프로젝트의 공사를 진행하는 데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해 매출이 2015년보다 7.7% 정도 줄었다.
두산건설은 지하철 등 토목사업과 아파트주택 등 건설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두산건설이 2015년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토목사업에서 공기연장 등 공사진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영업이익률이 1%대에 그쳐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두산그룹의 건설계열사 두 곳 모두 체면을 구긴 셈이다.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사 간 자존심이 걸려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시공능력평가 순위에 따라 공공공사 등에 입찰제한을 받을 수도 있어 건설사의 일감확보에 영향을 준다.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은 그동안 꾸준히 늘려온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10위권 재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당장 순위반등의 기회를 잡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의 실적전망을 종합하면 두산중공업은 올해 매출 15조2468억 원, 영업이익 9683억 원을 내 지난해보다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이 안정적으로 10위권에 들던 시기에 2~3년 평균 1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실적전망은 회복되는 수준일 뿐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크게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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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화 두산건설 사장. |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이 매출을 회복하는 속도가 시장의 예상치보다 더디다”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탈석탄정책으로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던 2조6천억 원 규모의 일감을 놓치게 된 데다 올해 2천억 원 정도의 매출공백도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산건설은 부동산경기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올해부터 전반적으로 건설산업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두산건설이 신규수주한 건설수주물량을 실제 착공할 경우 원가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영업수익성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방과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산건설이 현재 건설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상당부분이 경기도 시흥과 김해, 해운대 등 동부지역에 몰려 있어 경기위축의 영향을 받을 경우 입주율이 떨어지거나 공사비를 미회수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두산건설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12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정도 줄어든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