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이 고배당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히자 재무건전성과 성장성에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ING생명의 장기적 성장을 뒷전으로 밀어놓는다는 말도 나온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14일 “ING생명 주가의 핵심동력은 높은 배당성향에 있다”며 “ING생명은 중간배당을 새로 추진하고 높은 배당성향을 약속함으로써 실적개선의 기대감과 재무건전성의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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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국 ING생명 사장. |
배당성향은 순이익 가운데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는데 ING생명은 2019년까지 매년 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보험업계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도입을 대비해 몸을 사리고 있다.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자본확충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지난해보다 배당을 크게 축소했다.
삼성생명의 배당성향은 27.5%로 지난해보다 4.5%포인트 낮아졌고 한화생명 배당성향 역시 지난해보다 7.9%포인트 낮은 19.1%로 집계됐다. 교보생명도 15%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ING생명은 네덜란드 금융기업인 ING그룹의 한국법인으로 처음 설립됐는데 유럽식 경영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다져와 유럽 평가기준과 유사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
ING생명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최대한 많은 투자수익을 챙기기 위해 고배당 정책을 이어간다는 말도 나온다.
ING생명이 지금처럼 높은 배당정책을 이어간다면 잉여현금이 ING생명의 내실키우기에 쓰이지 못하고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현금을 몰아주는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경영환경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순이익의 규모와 상관없이 과도한 배당이 이뤄진다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손자회사인 홈플러스가 영업손실 1490억 원을 냈는데도 200억 원가량의 배당금을 받아 책임경영 논란을 빚기도 했다.
코웨이 역시 웅진그룹 계열사일 때 배당성향이 50%를 밑돌았지만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뒤 60~80%로 올랐다. MBK파트너스는 코웨이로부터 3년 동안 배당금 2552억 원을 받았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말 ING그룹으로부터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400억 원에 인수했는데 4번에 걸친 배당금과 올해 기업상장을 통한 40.85%가량의 지분매각으로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가 남은 59.15%가량의 지분을 매각한다면 이날 주가로 환산해도 1조8964억 원 규모의 차익을 실현하는 셈이다.
이날 ING생명 주가는 전날보다 3.17% 오른 3만9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틀 연속 최고가를 새로 썼다.
금융권 관계자는 “ING생명의 고배당정책은 MBK파트너스에게 직접적인 배당수익을 안겨주는 한편 주가를 끌어올리는 유인으로 작용해 MBK파트너스가 지분을 매각할 때 더 큰 차익을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