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앞으로 렌터카시장에서 외형확대 대신 질적성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캐피탈이 AJ렌터카를 인수할 경우 SK네트웍스와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외형확대 경쟁이 무의미해진다는 것이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3일 “현대차그룹의 AJ렌터카 인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현대캐피탈은 법인 중심으로 렌터카사업을 하고 있는데 역시 법인 중심인 AJ렌터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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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
그는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매매사업을 하고 있어 AJ셀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엿다. AJ셀카는 AJ렌터카가 지분 79.8%를 보유한 자회사로 중고차 매매사업을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AJ렌터카를 인수할 경우 1분기 기준 현대캐피탈의 렌터카시장 점유율은 8.1%에서 19.5%로 오른다. 2위 SK네트웍스의 점유율 11.7%와 격차가 단번에 커진다.
현대캐피탈의 조달금리가 낮은 점도 SK네트웍스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렌터카회사는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신차를 구입하고 렌탈과 중고차 매각을 통해 차익을 남긴다. 조달금리가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꼽히는데 대기업이 운영하는 렌터카회사의 경우 신용등급이 높기 때문에 자금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
허 연구원은 “현대캐피탈의 조달금리는 1.4%로 SK네트웍스보다 0.1%포인트 낮다”며 “SK네트웍스는 그동안 AJ렌터카의 2.2%보다 조달금리가 낮아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는데 이 경쟁력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렌터카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SK네트웍스가 질적성장으로 경영전략을 바꾸려 할 것으로 허 연구원은 파악했다.
허 연구원은 “SK네트웍스는 더 이상 빠른 점유율 상승을 위한 법인 대상의 출혈경쟁은 불필요하다”며 “주유소 및 경정비 내재화 등 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개인 장기렌터카에 집중하는 등 전략 선회가 예상된다”고 봤다.
1분기 SK네트웍스가 렌터카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1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6%나 줄었다. 법인 렌터카 확대를 위한 프로모션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인 렌터카 프로모션이 줄어든 2분기에는 지난해 2분기보다 91% 증가한 7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렌터카 운영대수도 개인 고객을 중심으로 2017년 8만5천 대에서 2018년 9만8천 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AJ그룹의 AJ렌터카 매각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다. AJ렌터카가 앞으로 자금력을 내세운 대기업들과 경쟁에서 밀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렌터카시장의 규모는 2017년 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앞으로 전망이 밝아 대기업의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 1위 롯데렌탈은 롯데그룹, 업계 2위 SK네트웍스는 SK그룹의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앞서 21일 한 매체는 현대캐피탈이 AJ렌터카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는데 AJ렌터카는 이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