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사드문제 해결 등 한중관계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사드 배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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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
문 대통령은 10일 취임사에서 사드문제와 관련해 “사드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동시에 중국과 관계 발전도 추구하고 있으며 남북관계 완화 및 이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주장해 왔다"면서 "한국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열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국방부와 주한미군의 주도로 속전속결로 이뤄지던 사드배치도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새 정부에서 새로운 지침이 필요하다면 검토해 봐야한다”며 사드배치와 관련한 기존 강행 입장이 변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국내 유통업계에도 사드문제로 껄끄러워진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개선되리라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가장 높은 기대를 걸고 있는 곳은 사드부지 제공으로 중국에서 거센 후폭풍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드배치를 둘러싼 갈등은 개별기업이 풀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정부차원에서 중국과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막혀있던 대화의 물꼬를 터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도 3~4월 외신과 인터뷰에서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 회장은 3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대통령 선거에서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롯데가 중국에서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4월 진행된 CNN머니와 인터뷰에서는 직접 문 대통령을 지목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중국에서 롯데마트가 입는 손실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현재 중국 롯데마트 99곳 가운데 90%가량이 영업정지가 아직 풀리지 않았거나 자체 휴업 중이다. 롯데마트는 중국 지방정부가 지적한 사항을 개선한 뒤 영업재개를 신청하고 있지만 중국당국은 이를 거의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손실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규모로 단순 계산했을 때 3월부터 5월까지 롯데마트에서만 3천억 원의 매출손실이 날 것으로 롯데그룹은 추산하고 있다.
1분기에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과 화장품회사들도 사드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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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정부가 사드보복 조치로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시킨 3월1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이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1분기에 9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48.2%나 감소한 수치다. 사드보복이 3월부터 본격화돼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점을 볼 때 2분기 적자를 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한화갤러리아면세점, 두타면세점 등도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워낙 높은 탓에 비슷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도 1분기 판매 부진에 허덕였다.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9.7% 감소했다. LG생활건강도 화장품부문에서 영업이익 성장률이 지난해 1분기 42.9%에서 올해 12.4%로 크게 줄었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를 철회하지는 못하겠지만 후속조치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한중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며 “적어도 상황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에 5월 들어 9.8% 올랐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주가도 5월 들어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17.9%, LG생활건강 주가는 9.9%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