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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및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등 이른바 ‘4차산업혁명’의 중심으로 꼽히는 사업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차세대 통신기술인 5G무선통신이 가장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4G(LTE)통신은 대부분 스마트폰에 적용됐지만 5G통신은 자동차와 사물인터넷 기기까지 더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시장의 규모가 대폭 확대되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5G통신의 핵심사업인 통신칩 반도체의 기술개발에 성공한다면 선점효과를 보며 퀄컴과 인텔 등 기존 강자에 맞설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 5G기술 핵심으로 떠올라
23일 업계에 따르면 5G 통신기술의 발전이 4차산업혁명에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분야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기들 사이 연결과 자동화, 가상현실 등 새 콘텐츠 플랫폼의 등장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런 신산업 발전의 필수조건은 통신기술의 발달이다. 대량의 정보를 전자제품과 인프라, 자동차 등이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어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온라인에서 교통정보를 받아오거나 차량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해 운행에 반영한다. 대량의 정보를 고속통신으로 빠르게 주고받아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가상현실 콘텐츠도 기존 영상에 비해 용량이 압도적으로 높아 초고속 통신기술이 필수적이다. 실시간으로 고화질 영상을 전송받으면 이를 미디어분야와 원격진료 등에 활용할 수 있다.
5G통신은 이론적으로 현재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LTE규격보다 최대 20배 이상의 속도를 구현해 현재 초기단계에 불과한 사물인터넷기기가 안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G통신의 초고속 연결성은 사물의 단순한 연결을 넘어 사물이 지능화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며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 등 모든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통신기술의 발전속도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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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5G통신 적용분야 안내. |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통신사를 포함한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들은 5G 인프라 구축과 통신규격 선점을 위해 힘쓰고 있다. 5G통신을 주도하는 업체가 미래 신산업의 주도권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통신사업은 휴대폰과 스마트폰사업에 크게 의존해왔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으로 통신사업분야가 자동차와 사물인터넷기기, 콘텐츠기기까지 영역을 대폭 확대하게 됐다.
커넥티드카와 사물인터넷 가전의 보급확대가 빠르게 이뤄지며 이른 시일 안에 대부분의 자동차와 가전제품, 기타 사물인터넷기기는 모두 5G통신을 지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은 2022년까지 5G서비스의 보급이 전 세계 인구의 10%에 그치겠지만 가입자 수는 5억5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보다 훨씬 빠르게 시장이 확대되는 것이다.
◆ 삼성전자 5G통신칩 개발 나서
5G통신 확대에 가장 큰 수혜를 볼 기업은 단연 반도체기업으로 꼽힌다. 무선통신에 핵심역할을 하는 통신모뎀 반도체(통신칩)이 이런 기기에 모두 탑재되기 때문이다.
통신칩은 전자기기가 무선신호를 주고받아 통신망에 연결하도록 한다. LTE 등 이전 규격의 통신칩이 대부분 스마트폰에만 탑재됐던 것과 비교하면 5G 통신칩의 적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삼성전자는 5G통신분야에서 선두주자로 꼽힌다. 반도체와 네트워크장비, 단말기와 공유기에 이르는 제품까지 모두 5G 통신을 지원할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G통신에 사용되는 모든 라인업을 갖춘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며 “글로벌 통신사들과 적극적으로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물인터넷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5G 기지국과 공유기 등에 탑재할 수 있는 RFIC(무선주파수칩)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하면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 기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통신칩도 개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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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삼성전자가 개발한 5G RFIC칩과 퀄컴, 인텔의 5G 모뎀칩. |
삼성전자 북미법인은 최근 5G통신칩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연구인력의 채용공고를 냈다. 본격적으로 개발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전에도 LTE-A 규격의 모뎀칩을 자체개발해 갤럭시S6 등 스마트폰에 탑재했다. 5G통신 보급이 본격화하기 전까지 완전한 5G통신칩 개발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퀄컴과 인텔은 글로벌 통신칩시장의 선두주자로 올해 초 일제히 5G통신칩을 공개하며 시장선점을 노리고 있다. 글로벌 최고 시스템반도체기업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퀄컴은 스마트폰 AP와 비슷한 규모를 갖춘 통신칩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로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했다. 인텔이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며 통신칩 출시를 늘려 빠르게 뒤를 쫓고 있다.
삼성전자가 5G통신칩 개발에 성공한다면 퀄컴이 지배했던 기존 통신칩시장과 달리 시장 초기에 선점효과를 보며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완제품분야에서 자체적 수요의 기반도 충분하다. 스마트폰과 가상현실기기, 가전제품과 최근 인수를 마무리한 하만의 전장부품만 따져도 5G통신칩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매우 넓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역시 5G통신 보급과 함께 스마트카 등 신사업분야에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며 “삼성전자 반도체의 전성기가 다시 찾아올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