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중국의 사드보복에 긴장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국내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세웠고 중국 안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베이징,톈진, 상하이,광저우 등 31개 점포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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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
하나은행 중국법인이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중국의 사드보복의 피해 역시 클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은 외국계은행의 진입을 막기 위해 각종 금융규제를 한 적이 있다.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가 외국계 은행들의 대출이 예금의 75%를 넘지 못하도록 예대비율을 규정하고 자금조달에 활발히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강력한 규제를 적용했다. 은행끼리의 대출 역시 예금의 50%로 제한을 걸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 금융당국이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금융규제를 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은행에 세무조사를 강화하거나 사업 불허, 지점 확장 제한 등의 방법으로 영업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베이징사무소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은행들에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부당한 조치를 받았을 경우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사드보복에 따른 피해가 아직 가시화되진 않았다”며 “이상징후가 발견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해외영업망 관리뿐 아니라 롯데그룹의 중국 계열사에 빌려준 돈을 놓고도 고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롯데쇼핑홀딩스 등 롯데 중국 계열사에게 2150억 원의 지급보증을 섰다. 국내은행이 롯데계열사에 제공한 지급보증액은 모두 3281억 원인데 하나은행의 보증 규모가 가장 크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중국 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최근 중국의 보복조치로 2월 중국 베이징 롯데슈퍼 5곳과 롯데 플래그숍을 철수했다. 2010년 인수한 홈쇼핑 업체 럭키파이도 정리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중국사업이 단기간 내에 정상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중국사업에 여신을 제공한 국내 많은 은행들이 감시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본적으로 국내 기업을 따라 해외에 진출하는 경향이 있고 저금리시대에 해외 사업에 간접투자를 하기 위해 기업에 금융지원을 한다”며 “중국이 한국 기업을 압박하면 은행권도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