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택 넥스트엔터테인먼트(NEW) 대표가 올해 사업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NEW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영화 ‘부산행’ 등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영화투자배급사로서 입지를 굳건히 했다.
하지만 영화산업 자체만으로 위험성도 상존하는 만큼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안정적 수익기반을 갖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 콘텐츠 관련 사업포트폴리오 확대
NEW 관계자는 22일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투자 및 유통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익구조를 더욱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다각화를 전개할 방침”이라며 “장기적으로 콘텐츠미디어그룹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
|
▲ 김우택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대표. |
NEW는 영화투자배급에 치중된 사업구조를 올해는 드라마, 음악, 스포츠, 영화관 분야로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내기로 했다.
NEW는 지난해에도 ‘태양의 후예’를 통해 드라마 제작사로서 외연을 확대했다. 태양의 후예는 영화투자배급사가 제작에 참여해 100%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져 드라마시장의 판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가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데는 김은숙 작가의 탄탄한 필력과 송혜교 송중기씨 등 인기배우도 한몫했지만 한편의 영화제작을 방불케하는 NEW의 시스템도 작품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NEW는 태양의 후예를 통해 드라마사업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는 드라마 제작사로서 위상을 한단계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NEW는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콘텐츠 전문 제작사인 ‘스튜디오앤뉴’를 설립했는데 올해 박신양씨 주연의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를 선보인다.
드라마 외에 콘텐츠 유통사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자회사 ‘뮤직앤뉴’에서 음원유통사업을 추진한다. NEW는 애초에 음악사업 확대를 위해 가수 매니지먼트사업을 하려 했으나 수익확보에 고전했다.
오히려 ‘태양의 후예’의 인기에 힘입어 OST를 직접 유통하면서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 큰 수익을 얻었다. NEW는 또 미국 최대 음원서비스사인 ‘CD BABY’로부터 국내 및 아시아 지역 대상으로 유통이 가능한 600만 곡 이상의 음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뮤직앤뉴는 이런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NEW 관계자는 “올해도 다양한 장르의 음원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경기 중계권을 국내에 유통하는 데도 첫발을 뗐다.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의 국내 중계권을 따내 지상파방송과 종편채널, 뉴미디어 등으로부터 수익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NEW는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중계권도 확보해 놓았다.
◆ 좋은 영화 제작위한 수익기반 확충
NEW는 영화 ‘7번방의 선물’‘변호인’부터 지난해 유일한 1천만 영화기록을 세운 ‘부산행’에 이르기까지 흥행작을 내놓으며 국내 영화시장에서 메이저배급사 ‘4강’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CJE&M,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대기업 계열사인 나머지 3곳과 태생부터가 다르다.
|
|
|
▲ 영화 '더 킹' 포스터 이미지. |
김우택 대표는 메가박스 대표이사를 거쳐 NEW를 세운 뒤 흥행에서 연타석 홈런을 치며 ‘마이더스의 손’이란 얘기도 듣는다.
NEW가 설립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했음에도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에 비하면 직원 120명 정도에 불과한 중소벤처일 수 있다. 나날이 투자규모가 커지는 국내 영화시장 무대에서 체급이 훨씬 큰 상대와 경쟁을 벌여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에서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인 셈이다.
특히 최근 들어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고 이것이 곧 흥행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영화시장의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반대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 ‘쪽박’을 차게 되는 것이어서 리스크도 더욱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NEW가 올해 첫 라인업으로 내세운 '더 킹'의 경우 13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는데 손익분기점은 관객수 약 380만 명 수준이었다. 21일까지 관객 수가 500만 명을 넘은 만큼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관객들의 눈높이만큼이나 대작영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도 높아져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고 보기 어렵다.
김 대표가 NEW의 사업다각화에 주력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더 좋은 영화에 투자를 늘리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안정적 수익기반을 넓히려는 것이다.
NEW는 150억 원을 투자한 대작영화 ‘안시성’을 올해 영화 라인업을 내세웠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한편 본업인 영화사업에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NEW는 올해 특히 영화관을 보유한 대기업 배급사와 스크린 확보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영화관사업에도 뛰어든다. ‘씨네Q’라는 독자 브랜드를 통해 올해 안에 5개의 영화관을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울 신도림과 전국 주요 부도심을 중심으로 대부분 임대차방식을 통해 진출하고 후발주자인 만큼 효과적인 운영과 특색있는 마케팅으로 관객층을 끌어모으는 데 집중할 계획을 세웠다.
NEW 관계자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한 지역친화적 문화생활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향후 꾸준하게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드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EW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천257억 원, 영업이익 66억 원, 순이익 45억 원을 거둬 흑자전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