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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빚어진 삼성그룹 경영공백의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까?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경영공백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물산 경영을 이끌고 있는 최 사장의 역할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그룹이 정경유착을 끊고 글로벌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주문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그룹에서 글로벌 경험이 가장 많은 최 사장이 삼성그룹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GE에서의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2007년 삼성전자 고문으로 발탁될 당시에도 삼성전자가 고수했던 ‘순혈주의’의 벽을 깨는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그룹에 영입된 이후 주요 계열사의 수장을 두루 거쳤다는 점도 역할이 커질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최 사장은 2008년 삼성전자 디지털프린팅사업부 사장, 2010년 삼성SDI 사장, 2011년 삼성카드 사장 등을 거쳐 2014년부터 삼성물산 사장을 맡고 있다. 주요계열사인 전자와 카드, 건설을 모두 경험해 그룹의 어지러운 상황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는 적임자가 될 수 있다.
최 사장이 박근혜 게이트로부터 자유로운 점도 주목된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 등 삼성그룹의 주요 경영자들이 박영수 특별검사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았는데도 최 사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무풍지대로 남아있다.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해 12월 초에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최 사장에게 부탁해 이 부회장과 만난 사실이 있다고 밝혀 특검이 최 사장을 박근혜 게이트의 수사대상에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넘어갔다.
하지만 삼성그룹에 최 사장보다 서열이 높은 경영자들이 많다는 점을 놓고 볼 때 최 사장이 삼성물산 경영에 더욱 전념할 것이라는 시각이 더욱 우세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계열사 별로 전문경영인이 더욱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 만큼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을 맡고 있는 최 사장은 삼성물산의 실적을 안정화해 시장의 불안을 씻어내는 데 더욱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물론 최 사장이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점을 앞세워 글로벌 무대에서 삼성의 이미지를 높이는 활동에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최 사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도 글로벌 쪽을 책임지고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