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이 아파트 중도금대출 중심의 전략으로 수도권 진출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향후 부동산시장의 침체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13일 “JB금융지주가 새로운 성장동력원으로 수도권 및 충청권을 공략한 점은 전략적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다만 중도금대출 특성상 위험요소를 안고 있어 자산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한다”고 진단했다.

  김한, 중도금대출 앞세워 JB금융 수도권 진출 성과  
▲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겸 광주은행장.
JB금융지주의 매출을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곳은 광주은행인데 광주은행은 수도권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뒤부터 실적개선이 두드러졌다.

JB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수도권 지역 내 여수신 비중을 보면 광주은행의 경우 2015년 17%에서 2016년에는 29%로 증가했고 전북은행은 19%에서 25.1%로 늘어났다.

대출금 가운데서도 특히 가계대출이 늘어났다.

김 연구원은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기업대출이 각각 10%, 20.7% 감소했지만 가계대출의 경우 중도금대출을 중심으로 각각 9.8%, 5.5% 증가하며 JB금융지주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2016년 원화대출금 합계는 모두 29조5584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2015년보다 4조5225억 원(18.1%) 증가했다. 증가분 가운데 가계대출이 4조150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 회장은 수도권 진출을 추진하면서 중앙금융지주들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수도권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다른 지방은행이 공단 위주로 수도권 지역에 입점한 것과 달리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 등 개인고객 수요가 높은 아파트촌 등을 우선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앞세웠다.

하지만 중도금대출은 분양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중도금대출은 부동산 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만기가 3년 내외로 짧으며 향후 입주 시기에 주택담보대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주택금융공사 및 주요 시중은행들의 상대적으로 금리 메리트가 높은 상품들로 고객들이 이탈할 수 있다”고 파악했다.

현재 주택수요는 지난해 11월 3일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뒤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거래지표인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월 기준으로 5천 가구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11월 1만1천 가구, 12월 9천 가구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1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3조7천억 원으로 지난해 12월보다 8015억 원 늘었다. 이 증가폭은 2014년 3월 이후가장 낮다.

특히 중도금대출의 만기가 3년 내외이기 때문에 JB금융지주의 장기적 성장동력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