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의 AP(모바일프로세서) 신제품 양산지연으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스마트폰업체들의 신제품 출시시기가 대폭 늦어지며 LG전자가 ‘G6’의 흥행에 더욱 이점을 안을 수 있다.

LG전자는 G6에서 구글의 인공지능 인공지능 음성인식서비스 ‘구글어시스턴트’와 함께 듀얼카메라와 고품질 음향기기도 탑재해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 퀄컴 AP 양산차질 영향 확산

전자전문매체 WCCF테크는 13일 “LG전자의 G6은 전략적으로 완벽한 출시시기에 나오게 됐다”며 “퀄컴의 최신AP 탑재를 포기한 전략이 약점이 아닌 강력한 이점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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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G6의 세부사양이 공개된 LG전자의 발표자료가 해외언론을 통해 유출되며 퀄컴의 최신 AP ‘스냅드래곤835’가 탑재되지 않는다는 점은 업계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이 자료는 G6이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AP ‘스냅드래곤821’과 방수∙방진기능, 후면 지문인식센서와 5.7인치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G6은 하드웨어 경쟁보다 사용경험의 개선에 중심을 두고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AP를 탑재하고 출시시기를 늦추는 것보다 안정적인 전략을 택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전문매체 세미어큐레이트는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삼성전자의 10나노 공정전환이 늦어지고 수율도 낮아 퀄컴이 최소한 올해 중순까지 스냅드래곤835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냅드래곤835가 삼성전자의 10나노 공정에서 양산되는 첫 제품인 만큼 수율을 충분한 수준으로 안정화할 때까지 기술적으로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스냅드래곤835 초기 양산물량을 갤럭시S8에 탑재하기 위해 대부분 독점할 가능성이 높아 다른 제조사들이 이를 공급받으려면 최소 6월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미어큐레이트는 삼성전자도 스냅드래곤835 물량공급 차질로 갤럭시S8을 4월 시장규모가 작은 한국에서 먼저 출시한 뒤 본격적인 글로벌 판매는 5월 말부터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웨이 등 중국업체의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는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다. 샤오미는 이런 상황에 대응해 올해 상반기 신제품에 퀄컴 AP 대신 자체개발한 AP를 최초로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G6의 성능경쟁력 약화를 감수하고 과감히 스냅드래곤821을 탑재하는 전략으로 출시가 지연될 위험을 피하게 됐다. 스냅드래곤821은 삼성전자의 14나노 공정으로 생산돼 양산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적다.

WCCF테크는 “LG전자 G6은 갤럭시S8보다 1~2개월 정도 앞선 판매시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AP 이전작 탑재로 원가경쟁력을 갖추며 프리미엄시장에서 인지도를 회복할 시간도 충분히 확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 G6 흥행에 기대 쏠려

해외언론과 증권사들은 G6이 이전작보다 크게 흥행할 가능성에 점점 무게를 싣고 있다.

LG전자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모두 대대적인 전략변화를 통해 스마트폰시장에서 차별화를 노리기보다 더 대중적인 수요를 이끌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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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기술발전을 강조한 LG전자의 G6 광고.
LG전자는 최근 실적발표회를 통해 “G6을 ‘LG스럽지 않은 스마트폰’으로 만들겠다”며 과거의 제품전략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G6은 경쟁작보다 유리한 출시시기를 잡은데다 이전작의 단점개선에 주력한 만큼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600만 대의 판매량을 예상했다. G5 판매량보다 2배 가까운 숫자다.

LG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의 흐름에 맞춰 G6에 일체형 금속디자인과 전면을 화면으로 채운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 지난해 출시한 ‘V20’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듀얼카메라와 고품질 음향기능도 탑재하기로 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구글의 인공지능 음성인식서비스 ‘구글어시스턴트’를 적용해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자체개발해 탑재하는 음성서비스에 경쟁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의 음성인식기술이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해 실제 활용성이 낮을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갤럭시S8의 기대를 조금 낮춰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구글어시스턴트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한국 사용자들은 G6의 기능을 온전히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리미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구글과 협력으로 강력한 차별점을 확보할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북미에서 “더욱 발전한 지능을 갖춘 차세대 스마트폰이 LG전자를 통해 공개된다”는 광고를 내걸었다. 실제 출시 뒤에도 구글의 인공지능서비스를 G6의 중요한 마케팅요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