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 신약)를 성장동력으로 삼아 성과를 내고 있다.

바이오베터는 바이오시밀러보다 한 단계 나아간 개량의약품인데 제약시장에서 고수익품목으로 부각되고 있다.

◆ 녹십자, 헌터라제로 성과 거둬

8일 녹십자에 따르면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바이오베터 ‘헌터라제’가 지난해 국내외에서 매출 228억 원을 내면서 녹십자의 10대 매출품목에 들어가게 됐다.

  녹십자, '바이오베터'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 허은철 녹십자 사장.
녹십자는 헌터라제의 임상을 모두 끝내면 세계에서 3천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의 전 세계 수요는 6천억 원가량으로 파악되는데 치료제는 헌터라제를 포함해 2개뿐이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로 지난해 4월에 미국에서 임상2상, 6월에 일본에서 임상1상을 승인받기도 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헌터라제 등 바이오베터는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거대 의약품시장을 노린 품목”이라며 “북미에 설립한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교두보로 수출을 확대해 글로벌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십자는 2015년에 2세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의 바이오베터 ‘뉴라펙’도 출시했다. 유방암치료제의 바이오베터 'MGAH22'도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 바이오베터, 주요 제약사의 성장동력 될까

녹십자의 헌터라제는 임상결과 원조약인 ‘엘라프라제’보다 보행거리를 늘리는 효과가 입증된 덕에 상용화에 성공한 바이오베터다.

바이오베터는 원조의약품(오리지널의약품)의 약효와 투여방법 등을 개선한 바이오의약품으로 원조의약품의 특허권을 회피할 수 있는 데다 약값이 비싸고 경쟁상대도 없다.

  녹십자, '바이오베터'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 녹십자의 바이오베터 '헌터라제'.
원조의약품보다 개발기간과 비용이 더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에 따라 일동제약과 한미약품, 한올바이오파마 등도 바이오베터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미국에서 항체표적 항암제인 ‘리툭시맙’의 바이오베터 ‘유블리툭시맙’의 임상2상 파트1 시험을 완료했다. 한올바이오파마도 안구건조증치료제 등 7개의 바이오베터를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베터의 연구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한독 등 일부 제약사들은 가능성을 가늠한 뒤 바이오베터 연구를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바이오베터는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다. 녹십자는 바이오베터 연구를 타진하면서 연구개발투자를 늘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많은 1223억 원가량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들도 바이오베터를 중심으로 연구개발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다른 바이오의약품보다 효과가 좋은 바이오베터의 시장점유율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