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국내기업 가운데 가장 빨리 미국 보톡스(보툴리눔톡신)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은 보톡스균주의 족보논쟁에 휘말렸으나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 보톡스시장의 진출은 계획대로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1일 “대웅제약은 보톡스제품인 ‘나보타’로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미국의 보툴리눔톡신 A형 주사제시장 진출에 성공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
|
|
▲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
보톡스는 세균에서 추출하는 ‘보툴리눔 독소’를 이용한 주사제로 미용에서 치료까지 다방면으로 사용된다. 현재 A형 보톡스 제품은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휴젤을 비롯해 세계 7곳이 상용화에 성공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4분기에 미국에서 나보타로 임상3상까지 끝냈다. 임상3상은 판매 전에 공식적으로 안정성과 효능을 검증받는 마지막 시험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KGMP)’ 승인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품질관리기준(cGMP)’ 실사를 받게 된다.
엄 연구원은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미국판매를 기점으로 주요 선진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대웅제약은 내년 나보타로 세계에서 500억 원가량 매출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대웅제약은 글로벌 제약사 에볼루스와 미국과 유럽,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에 5년간 3천억 원 규모의 보톡스 제제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현재 에볼루스가 병원조합 조직인 스트라스피 크라운에 합병되면서 그 자회사 알페온과 계약한 것으로 대상이 바뀐 상태다.
미국 보톡스시장은 연간 2조 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규모의 시장으로 세계 보톡스시장의 절반을 차지한다. 미국에 진출하는 기업은 다른 선진국가에 수출하기도 쉬워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웅제약의 보톡스는 미국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보톡스시장의 점유율 1위기업인 엘러간의 제품은 한병당 약 200~230달러인데 대웅제약의 제품은 약 50달러 선에 판매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통과하기 전에 최근 다시 불거진 균주논쟁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부터 메디톡스로부터 보톡스를 생산하는 원기술을 도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메디톡스는 올해 초에 ‘보톡스균주의 출처를 밝히라’는 내용을 담아 미디어에 광고를 게재하며 논란을 재점화했다. 업계에서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의 미국 진출을 막으려고 족보논쟁을 펼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논란은 보톡스를 판매하는 국내기업들의 세계적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부를 수도 있다”며 “관련 기업들은 경쟁업체에 공개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소극적인 대응만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