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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부정평가 확산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9-02 13: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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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부정평가 확산  
▲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왼쪽)와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대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에 대해 부정적 전망이 증권가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두 회사가 해양분야 플랜트 설계능력이 부족한데다 합병을 하면 재무안정성이 떨어지는 등 단기간에 시너지를 얻기 어렵다는 분석인 것이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일 “삼성중공업와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양분야에서 기본 설계능력이 없다”며 “이는 한국 해양산업의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업체끼리 합친다고 해서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능력에 비해 과도하게 수주해 외형이 커졌지만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으로 양적 규모를 늘려도 질적 성장이 사실상 어렵다”고 내다봤다.

대우증권도 “육상과 해양플랜트부문에서 공통분모는 일부 주요부품에 국한돼 있는 등 시급한 구조적 결합만 했다”며 “향후 시너지를 찾겠지만 앞으로 2년 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 두 회사의 합병이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될 뿐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상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두 회사 모두 저가수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앞으로도 의미있는 실적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해양플랜트 업황을 감안하면 수주확보도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두 회사의 합병 시너지보다 지배구조 변화 시나리오에 주목해야 한다”며 “긍정적 영향은 삼성엔지니어링>삼성물산>삼성중공업 순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룹 사업구조 재편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단계임은 분명하다”면서도 “실적의 불확실성은 주가상승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주문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이후 높은 부채비율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동양증권은 “합병 이후에도 재무구조 이슈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두 회사의 부채비율은 중공업 225%, 엔지니어링 531%였으며, 합병법인의 부채비율도 270%로 높게 유지된다”고 우려했다.

나이스(NICE)신용평가도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사업장의 원가율 조정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는 등 재무부담이 큰 데다 최근 실적이 부진했다”며 “단기적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로 육상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설계, 사업관리 능력, 제작능력 등을 공유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회사의 합병이 삼성중공업 입장에서 보면 주주가치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재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 주주들 입장에서 시간을 두고 합병을 검토했다면 좀더 유리한 비율로 합병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가질만하다”며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높은 부채비율, 더딘 실적개선 등 악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일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합병을 승인하기 위한 주주총회는 다음달 27일 열리며 합병기일은 12월1일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합병에 대해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사업기반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설계 구매 관리역량을 활용해 사업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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