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노조에게 임단협을 놓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다.

회사가 제시한 고통분담 방안을 노조가 수용하지 않으면 채권단의 인력 구조조정 요구를 따르겠다는 것이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노조에 임단협 최후 통첩  
▲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왼쪽),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20일 회사 소식지에서 “노조가 회사의 임단협 수정 제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채권단의 인력 구조조정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노동조합에 고통분담의 동참, 기업분할 인정, 상여금의 분할지급을 요청했다.

강 사장은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2017년 한해 동안 조합원의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른 고통분담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73차 임단협에서 고통분담의 일환으로 전 임직원이 올해 기본급의 20%를 반납할 것을 요구했다. 임금 인상폭은 12만3천 원(호봉승급분 포함)으로 제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임단협에서 “회사를 살리기 위한 기업분할을 인정해달라”며 “힘든 상황이므로 상여금 600%는 월별로 나누어 지급하겠다”는 제안도 내놨다.

강 사장은 “노조가 제시안을 받아주면 채권단을 설득해 우리의 일터를 지키겠다”며 “(채권단인) KEB하나은행장이 19일 서울 사옥을 방문해 ‘자구계획을 실천하라’고 엄중 경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현장은 아직도 잔업을 해야 할 만큼 바쁘다”며 “일감부족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2016년 임단협에서 2017년 임금을 반납하라는 게 무슨 의미냐”고 반문했다.

노조는 “분사를 하게 되면 외주의 비중이 늘어나 고용이 더 불안해질 것”이라며 “상여금을 생활임금처럼 분할해 지급하면 최저임금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반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