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운임 하락에 올해 영업이익 40% 감소 전망, 최원혁 친환경선박·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장기불황 대비

▲ HMM의 올해 영업이익이 4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수익성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은 친환경 선박 확보와 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을 바탕으로 중장기 불황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HMM의 2025년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40% 넘게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관세 유예, 중동 리스크 등에 따른 일시적 해상운송 수요 급증 효과가 하반기에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해운 선박 공급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친환경 선박 확보와 장기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중장기 해운 시장 불황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3일 해운 업계 취재 안팎을 종합하면 지난달 이란-이스라엘이 60일 휴전에 합의한 뒤, 중동 긴장감이 완화하며 전반적 해운 시황이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벌어졌던 지정학 리스크가 진정되면서, 벌크선 해운 운임은 6월 말 기준 발틱운임지수(BDI)가 1975포인트로 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5년 벌크선 공급 증가율은 3%에 이르나 수요는 정체될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 운임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BDI가 고점을 찍은 것은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의 회계연도가 6월 말 종료됨에 따라 마감 전 철광석 선적 물량이 늘어 지수가 상승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관세 부과를 앞두고 물동량 증가로 최근 단기적으로 회복한 컨테이너선 운임도 하반기 하락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해운조사업체 드류리는 올해 하반기 컨테이너선 해운 수요가 다시 약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운임도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도 부담이다.

한국수출입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컨테이너선 공급 증가율은 5.5%에 달하는 반면 해운 수요 증가율은 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HMM 운임 하락에 올해 영업이익 40% 감소 전망, 최원혁 친환경선박·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장기불황 대비

▲ 최원혁 사장은 실적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2030 중장기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최 사장은 신규 서비스 확대, 인도·북유럽·대서양 등 관세 영향이 낮은 지역에 대한 집중 영업 강화, 선대 확충에 따른 물량 증가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HMM은 올해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HMM은 2025년 영업이익 1조8362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보다 47.73% 감소하는 것이다.

최지훈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해운은 미국 관세 정책 변화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받는 업종 가운데 하나로, 향후 물동량 회복은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며 “2025년 컨테이너 해운 시황의 비우호적 흐름과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단기 대응보다는 해운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최 사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 뒤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총 23조5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

2030년까지 컨테이너선은 155만TEU(130척), 벌크선은 1256만DWT(110척) 수준으로 확대하고, 신규 터미널과 고수익 내륙 물류기지에도 4조2천억 원을 투자한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스페인 알헤시라스 컨테이너 터미널(TTIA)도 확장 개발한다.

글로벌 협력체계도 재편한다.

HMM은 기존 더 얼라이언스에서 ONE(일본), 양밍(대만)과 함께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새롭게 결성하고, 세계 1위 선사 MSC와도 북유럽·지중해 노선에서 선복 교환 협력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서비스 항로는 기존 26개에서 30개로 확대하며, 한국발 직기항 노선도 대폭 늘린다. 

HMM은 또 저탄소·무탄소 선박 확보, 친환경 설비 도입 등 ‘친환경 해운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 발주한 9천 TEU급 메탄올 연료 친환경 컨테이너선 9척은 올해 3월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되고 있으며, 2026년 상반기까지 모두 투입된다. 

HMM은 2030년까지 모두 70척의 친환경 선박을 확보하고, 2045년까지 ‘넷 제로’(탄소배출 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HMM 관계자는 “2030년 사업계획을 포함해 향후에도 해외 터미널 확대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