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2017년을 흑자전환의 원년으로 만들 수 있을까?
박진수 부회장이 2015년부터 LG화학이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흑자를 낼 수 있다고 말해왔지만 중국정부가 강도높은 견제에 들어가면서 올해도 흑자전환이 불투명하다.
▲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
중국정부의 견제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올해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LG화학과 삼성SDI가 만든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중국정부가 최근 발표한 보조금 지급차량 목록에서 빠졌다. 해당차종 5종은 당초 목록에 포함됐다가 반나절 만에 다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배치에 따른 보복성 조치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목록에 오른 493종의 전기차 가운데 중국정부의 전기차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을 받지 못한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차종이 50여 개나 포함됐다”며 “중국정부의 움직임이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6월 4차 전기차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에서 탈락해 5차 심사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중국정부가 최근 심사를 미루고 기준을 강화했다. 중국정부는 현재 배터리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준이 확정되지 않아 언제 배터리 인증이 이뤄질지 알 수 없다”며 “LG화학을 비롯해 국내 배터리회사들은 현재 상황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전기차시장은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성장성이 가장 높은 시장이기도 하다. 중국시장을 놓칠 경우 LG화학으로선 뼈아플 수밖에 없다.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누적 수주금액 36조 원 가운데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0%가량인 7조 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견제와 무관하게 LG화학이 올해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LG화학이 만든 배터리가 탑재된 GM의 전기차 볼트(Bolt)는 지난해 12월 미국을 시작으로 올해 글로벌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된다.
볼트는 이전에 출시된 전기차들보다 가격은 훨씬 낮아지고 주행거리는 대폭 늘어난 2세대 전기차의 시작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볼트를 시작으로 2017년부터 판매되는 전기차들이 전기차 대중화시대를 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유진투자증권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2015년 54만8천여 대에서 2020년 271만1천여 대로 연평균 37.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러 나라의 환경규제 강화, 유가상승 흐름 등으로 전기차시장의 전망도 어느 때보다 밝다. EU(유럽연합)나 중국,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의 전기차 보급계획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
LG화학은 2009년 GM과 전기차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으며 이 시장에 진출했다. 진출 8년차인 2016년에 연간 매출 1조 원을 돌파하고 경쟁력을 인정받는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다.
박진수 부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LG화학이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흑자를 낼 날이 멀지 않았다고 강조해왔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8월 “시기는 특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전기차배터리 사업은 조만간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에도 “소형전지까지 포함해 전지사업 전체적으로는 이미 흑자기조에 접어들었다”며 “전기차배터리 사업은 2016년부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고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미국과 중국 등에서 신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강해지고 한국기업과 중국기업의 기술력 차이 축소로 특정분야에서는 중국기업이 한국기업을 추월하는 현상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