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폴란드를 찾았다. 신한금융의 차기 글로벌 사업 요충지로 점찍은 세 곳이다.

진 회장이 이번 현지 실사 행보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진옥동 카자흐·우즈벡 이어 폴란드로, 신한금융 글로벌 지속가능 성장 밑그림 그린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글로벌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진 회장이 18일부터 일주일 동안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폴란드 바르샤뱌 일정을 포함한 유럽 출장을 마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방문지는 단연 폴란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폴란드는 최근 금융회사들이 앞 다퉈 진출을 추진하는 해외사업 신흥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물론 방산, 에너지 분야 국내 기업 진출로 금융수요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진 회장의 방문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다만 진 회장이 앞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직접 방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폴란드 방문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 

세 나라는 신한금융이 눈 여겨 보고 있는 신흥시장이기 때문이다.

진 회장은 지난해 11월 홍콩에서 열린 투자설명회(IR)에서 추가 진출을 고려하는 해외지역으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폴란드 등 3곳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4월 중앙아시아 두 국가를 차례로 들렀다.

진 회장이 눈여겨본 세 나라를 직접 둘러봤다는 점에서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섰다는 것은 현지 사업 구체화를 고려한 행보로 읽히기 때문이다.

우선 진 회장은 최근 폴란드 방문에서 직접 현지 진출 기업들을 만나 금융수요 등을 파악했다. 이를 바탕으로 폴란드 시장 사업 전략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의 폴란드 진출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한은행은 2014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세웠다. 은행권 첫 진출이었다.

그런 만큼 폴란드 시장에서 신한금융의 경쟁력은 명확하다. 오랜 시간 쌓은 네트워크와 시장 이해도에서 앞설 수 있는 것이다.

2023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에 한동안 비어있었던 폴란드 사무소장 자리도 다시 채웠다. 폴란드 시장 확장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은 충분한 셈이다.

다만 폴란드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과 달리 신한금융은 현재 신한은행 폴란드 사무소의 지점 전환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최근 폴란드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금융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나 이 수요의 지속 여부와 지점 진출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은 카자흐스탄에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법인을, 우즈베키스탄에 신한은행 사무소를 두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신한은행 법인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신한금융 해외사업에서 핵심지로 떠올랐다. 우즈베키스탄은 정부 차원에서 은행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어 국내 은행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진옥동 카자흐·우즈벡 이어 폴란드로, 신한금융 글로벌 지속가능 성장 밑그림 그린다

▲ 2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오른쪽)이 앤써니 굿맨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공동대표이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세 나라는 정부 차원에서도 협력을 강화하려는 곳으로 꼽힌다. 앞서 폴란드는 2023년, 카자스흐탄과 우즈베키스탄은 2024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교류 확대를 위해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글로벌 사업 차기 거점을 발굴하는 작업은 진 회장이 강조하는 ‘지속가능’ 성장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글로벌 사업 강자로 평가된다. 2024년에는 글로벌사업에서 순이익 7589억 원을 냈다. 2023년보다 38% 증가했다. 그룹 전체 손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8%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 중심에는 신한금융이 오랜 시간 공들여온 베트남과 일본이 있다. 다만 글로벌 사업 성과가 현지 상황에 따라 매년 큰 폭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 글로벌 손익을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향후 필수 과제로 여겨진다.

진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라는 점에서도 글로벌 사업 확장 시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진 회장은 올해 3월 주주서한에서 “해외사업에서 차별적 역량을 올해도 계속 강화해가겠다”며 “베트남과 일본에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국가로까지 사업모델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